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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비상 상황, 근본 대책 필요"…'탈일본' 전면에 나선 文

등록 2019-07-10 13:17:18   최종수정 2019-07-15 09: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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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기업인 만나 "日 의존형 산업구조 반드시 개선"

日 정부와 대화 통한 해결 쉽지 않다고 판단한 듯

무역 보복 상시화 가능성 염두 근본적 해법 추진

"부품·소재 국산화 비율 높일 것…기업 협력 당부"

외교적 해결과 산업 구조 개편 '투트랙'으로 대응

국제사회에 日 조치 부당성 전하는 여론전도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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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기업의 고충을 듣고 현실적인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2019.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우리 산업의 대일(對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만드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핵심 기술과 부품·소재의 국산화 비율을 높이는 산업구조 개편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주력 산업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업이 중심이 돼 달라고 당부하면서 전폭적인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향후에도 일본이 수출 통제를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자는 차원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30대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전례 없는 비상 상황", "엄중한 상황", "비상한 각오", "비상 대응체제"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전례 없는 비상 상황인 만큼 정부와 기업이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민관 비상 대응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을 우리 주력산업의 핵심 기술, 핵심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특히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산업구조 개선을 위해 예산·재정세제 등 정책적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 만으로는 추진해나가기 어렵다며 기업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청와대가 이날 간담회 참석 대상을 30대 그룹으로 정한 것은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대기업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일본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첨단 기술 영역의 경우 우리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기술과 자본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 특히 대기업의 협력을 당부드린다"며 "부품·소재 공동 개발이나 공동 구입을 비롯한 수요 기업 간 협력과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기업의 어려움과 대응 방안에 대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을 비롯해 국내 30대 그룹 총수 및 경영자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와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 간의 상시 소통체제를 구축하고, 장·차관급 범정부지원체제를 운영해 단기적 대책과 근본적 대책을 함께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청와대는 이날 참석자들이 건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진행 상황을 사후에 상세히 알려주는 등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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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기업의 고충을 듣고 현실적인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2019.07.10. [email protected]

현재 정부는 대외적으로 일본과 국제사회를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는 동시에 국내에선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탈일본'에 대한 구상을 밝히며 기업들을 독려하고 나선 것은 일본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를 "상호 호혜적인 민간 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규정하고 "조치 철회와 양국 간의 성의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 조치가 수출 관리 차원"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며 우리의 제재 철회와 협의 요구를 거부했다. 일본은 오히려 우리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며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부당하다는 국제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행동에 착수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자유무역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앞장서 왔던 일본이 정치적 목적의 무역 보복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 일본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전날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에 이 문제를 상정하고 여론전에 시동을 걸었다. 여기서 백지아 주제네바 대사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한 개 국가만을 대상으로 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하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조치가) 당연히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국제적인 공조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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