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이동재 피칫 대표 "韓 스타트업, 영상으로 자신을 알려라"
스타트업 성장플랫폼 피칫 이동재 대표 인터뷰2분 내외 영상 통해 투자자와 스타트업 연결객관적인 투자 통계 마련해 벤처 시장 '혁신'【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스타트업은 자신을 알려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알리는 문화가 일상적입니다. 이 부분에서 국내 스타트업은 보수적입니다. 국내 벤처 시장의 투자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동영상을 통해 공유하는 플랫폼을 기획했습니다." 이동재 피칫 대표는 지난 23일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디어 공유에 기반한 스타트업 성장플랫폼을 꿈꾸는 회사의 목표와 향후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피칫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래된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 문화를 동영상 기반의 플랫폼으로 옮긴 스마트폰 앱이다. 엘리베이터 피치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까지 짧은 시간 안에 기업의 가치를 요약해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미국 실리콘밸리 특유의 문화를 의미한다. 수많은 유니콘이 탄생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엘리베이터 피치가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곤 한다. 에어비앤비와 드롭박스를 키워내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액셀러레이터로 꼽히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역시 엘리베이터 피치를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환경이 좋아지면서 투자자가 없어 투자를 못 받는 경우는 없어지고 있다. 다만 스타트업이 투자자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르는 상태"라며 "온라인 노출을 통해 스타트업의 접근성을 높여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포함한 피칫의 임직원은 미국 유학 과정을 통해 체득한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국내에 이식해 능력은 있지만 투자를 제때 받지 못해 사라지고 마는 벤처 시장에 혁신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이 대표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자신을 널리 알려 가치를 증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를 꺼리고 기회만 오길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은 투자 정보를 받는 것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회사를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엔젤투자자, 벤처투자사, 액셀러레이터에게 받는 투자금이 모두 성격이 다르다. 이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스타트업도 많지 않을 것"이라며 "스타트업으로서는 투자를 받길 위해서라도 투자자에게 회사의 가치와 상품, 서비스에 대해 정확히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피칫 플랫폼 내에서는 마치 데이팅 앱과 같이 투자자가 스타트업이 올린 영상을 보고 대화방을 생성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피칫은 이 모든 과정을 2분 내외의 영상을 통해 간소화해 투자자와 스타트업을 간편하게 연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참여 조건은 없다.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2분 내외의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리기만 하면 플랫폼 내의 검증된 투자자와 연결된다. 전문가의 솔직한 평가를 통해 스타트업의 시장성을 냉정히 평가받을 수 있는 장이 열린 셈이다. 참여한 투자자의 반응도 좋다. 이 대표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효율적으로 스타트업을 단시간에 평가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라며 "상시 채널을 열기 위한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혁신 성장' 기조와 맞물려 지원 정책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좋은 스타트업 찾기는 어렵게 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며 이런 상황도 피칫에게는 기회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스타트업이 배가 불렀다는 소리도 나온다. 투자자가 좋은 스타트업 찾기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며 "좋은 투자자가 있다고 해서 좋은 스타트업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피칫이 좋은 스타트업을 구할 수 있는 상시적인 창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피칫의 최종 목표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국내 벤처 시장의 투자 지표를 만드는 일이다. 이를 통해 주먹구구 방식으로 진행되는 국내 스타트업 투자 문화에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데이팅 앱과 같은 편리한 유저인터페이스(UI)와 동영상이라는 전달 방식을 택했다"며 "이같이 모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투자지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에는 스타트업과 엔젤 투자에 대한 명확한 지표가 투자 시장을 주도해 유니콘 기업이 심심치 않게 탄생한다"며 "국내는 벤처 시장 투자 규모가 약 50조원이라고 가늠만 될 뿐, 마땅한 지표가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투자자는 객관적인 기준 없이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칫은 현재 250여개 스타트업 가입자를 모았지만 연말까지 1000여개 가입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해외 액셀러레이터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이 굉장히 똑똑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규제를 피하려다 보니 기술 경쟁력도 앞선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