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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가 온다]스웨덴 최대 은퇴자협회 대표 "우리도 고령자복지 문제 많다"

등록 2019-09-05 08:08:02   최종수정 2019-09-05 0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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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최대 은퇴자협회 대표 뉴시스와 인터뷰

"男, 女보다 더 많은 연금…女 주택거주 열악도"

"재가돌봄 시간 10분이나 15분 밖에 없기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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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뉴시스】 박대로 기자=크리스티나 탈베리 스웨덴 연금생활자협회 의장이 지난달 27일 스톡홀름 현지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9.09.04. [email protected]
【스톡홀름=뉴시스】박대로 기자 = 스웨덴은 고령자 복지의 지상낙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점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은퇴 후 연금을 받는 스웨덴 고령자들은 대규모 단체를 결성해 고령자 복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전체 회원이 33만명인 스웨덴 최대 연금생활자연합회인 PRO(The Swedish National Pensioners' Organisation)의 대표인 크리스티나 탈베리(Christina Tallberg) 의장을 지난달 27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스톡홀름 현지에서 만났다.

1942년 PRO 창립 후 최초의 여성 대표인 탈베리 의장은 인터뷰에서 "남성과 여성이 받는 연금 액수가 크게 차이가 난다. 평균적으로 한달에 평균 6000크로나(78만원) 차이가 난다"며 "스웨덴 연금수령액은 은퇴 전에 납입한 보험료 액수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스웨덴에서도 여성은 아동 양육과 가사, 아르바이트, 그리고 상대적 저임금 등으로 연금보험료 납입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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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뉴시스】 박대로 기자= 크리스티나 탈베리(Christina Tallberg) 스웨덴 연금생활자협회 의장이 지난달 27일 스톡홀름 현지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9.09.04. [email protected]
그는 이어 "부부가 함께 살다가 남편이 먼저 사망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남편이 사망하고 나면 아내는 적은 연금을 받으면서 힘들게 살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국민연금은 부부 중 한사람이 사망하면 배우자가 연금을 승계할 수 있지만 스웨덴 연금은 철저히 개인별로 연금을 납입·수령한다.

탈베리 의장은 또 "스톡홀름의 경우 주거비용이 매우 비싼데 연금수령액이 적어서 승강기가 없고 면적도 좁고 휠체어 통로도 없는 주택에서 사는 여성 은퇴자들이 많다"며 "이런 분들은 거주지를 옮겨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주거 관련 지원금을 여성 은퇴자들에게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PRO는 여성 연금수령자들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성들이 은퇴 후 더 많은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더 활발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더 많은 보험료를 납입하도록 장려한다.

탈베리 의장은 "그래서 우리는 젊은 남녀들에게 양육과 가사를 공동으로 책임지고 특히 여성들이 파트타임이 아니라 풀타임으로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여성의 연금 수령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웨덴은 재가돌봄과 요양원 등 노인돌봄서비스가 잘 되어 있지만 이 역시 일부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고 탈베리 의장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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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뉴시스】 박대로 기자= 크리스티나 탈베리(Christina Tallberg) 스웨덴 연금생활자협회 의장이 지난달 27일 스톡홀름 현지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9.09.04. [email protected]
탈베리 의장은 "고령자를 돌보기 위해 요양보호사가 방문하지만 요양보호사가 자주 바뀌어서 지속성이 떨어진다. 개개인마다 욕구와 건강상태가 다른데 요양보호사가 자주 바뀌면 불편해진다"며 "재가돌봄 시간을 10분이나 15분으로 정해놓고 그 정도만 제공하는 지자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지자체에서 좋은 고령자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 관계부서 장관을 만나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지자체 요양원 역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요양원 수가 부족한 탓에 입주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다.

탈베리 의장은 "잘 운영되고 질도 높은 요양원이 많지만 스웨덴 전체를 보면 그렇지 못한 요양원도 있다"며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요양원의 경우 고령자가 너무 늦게 입주해서 매우 짧게 거주한 뒤 세상을 떠난다. 2개월 정도 요양원에서 머문 뒤 사망한다"고 설명했다.

연금 관련 규정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연금수령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탈베리 의장은 "연금 관련 논의가 의회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시민은 진행 상황을 알 수 없다. 의회 의견이 전적으로 반영된다"며 "우리는 공개토론을 원한다. 연금제도 개편 문제는 스웨덴의 은퇴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관심사다. 우리 연금생활자협회들(모두 4개)이 논의과정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총리에게 건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탈베리 의장은 더 많은 은퇴자, 연금수령자를 의회에 진입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스웨덴 의회에 65세 이상 의원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이다.

탈베리 의장은 "현재 의회에 65세 이상 의원이 너무 적다. 지난 선거에서 특히 성적이 안 좋았다. 65세 이상인 의원이 1.8%에 그쳤다"며 "유권자 수에서는 65세 이상이 25%에 이르는데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원 개인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다 알 수 없다. 현재 내각에도 65세 이상 장관은 단 1명뿐"이라며 "유권자 수만큼 의원을 많이 뽑자는 게 아니라 여러 세대가 섞여야 한다. 청년과 여성, 65세 이상, 다문화 등 다양한 사람이 의회에 진출해야 다양한 시각에서 사안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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