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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30]살아남아야 대선 레이스로…잠룡 9인의 갈림길

등록 2020-03-14 05:35:00   최종수정 2020-03-23 0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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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황교안, 종로서 외나무다리 대결

김부겸·오세훈·홍준표, '험지' 생환에 부심

김두관·이광재, '권역 승리'로 맹주 컴백?

불출마했지만…안철수·유승민도 변수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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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4·15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구에 출마한 여야 유력 대권주자, 세칭 '잠룡'들의 생환 여부를 놓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기 지역구에서 살아 돌아와야 대권 레이스 트랙에 올라 설 수 있고, 만약 낙선한다면 대선까지 2년 남짓 남은 기간 동안 스포트라이트 밖에서 기약 없이 야인(野人)으로 지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인 셈이다.

◇'한 명만 산다'…與 이낙연·野 황교안, 종로 외나무다리

각각 여야 1위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 박근혜 정부 총리를 지낸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얄궂게도 '외나무다리' 서울 종로구에서 맞붙는다. 정권 수호론과 정권 심판론의 대결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선거운동이 전면 중단되기 전까지 두 후보는 다른 콘셉트로 종로를 돌았다. 이 전 총리는 낙후된 종로 재개발 등 지역 공약에 집중했다. 황 대표는 공실 상가 등을 돌며 문재인 정부 경제 실정을 부각하는 데 부심했다.

종로 유권자 지형은 '보수 강세' 이지만 최근 변화가 엿보인다. 종로구는 올해 1월 기준 노인 인구가 18.19%로 서울 관내 3번째로 노년층이 많지만, 최근 뉴타운사업으로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서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늘어났다. 정세균 총리가 재선을 하며 통합당 지역 조직이 흔들린 것도 이 전 총리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이 전 총리는 총선 후 열리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도전이 유력하나, 황 대표는 통합당 당헌 부칙상 임기가 오는 8월 31일까지여서 총선 후 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두 후보 중 패하는 쪽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고 대권 레이스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전초전인 동시에 어쩌면 마지막 대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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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 = 왼쪽부터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생환이 최우선'…與 김부겸·野 오세훈 '험지', 홍준표 '무소속'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정권 심판론이 높은 데다가 코로나19 사태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인 '험지 중의 험지' 대구 수성구갑에서 생환해야 한다. 2012년 하방해 4년 만에 지역주의 벽을 뚫었지만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더욱이 통합당 상대로 수성구을에서 옮겨온 '36년 지기' 4선 주호영 의원과 맞대결하게 됐다.

선거운동의 '선'자도 꺼낼 수 없는 상황에서 수성구갑 선거는 코로나19에 달렸다는 것이 지역의 평이다. 김 의원은 정부·여당을 향해 대구에 대한 총력 지원을 호소하는 데 이어 최근에는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 생계지원을 요구하는 등 아픈 곳을 긁는 대변자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지난 '대구 봉쇄' 파동 등 중앙발(發) 리스크가 변수다.

통합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민주당 후보들이 16대부터 내리 당선된 서울 광진구을에서 살아돌아와야 한다.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나 오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말부터 지역구를 잡고 1년 넘게 바닥을 다져왔다. 맞상대는 지난달 민주당 공천을 받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인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초 구상했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과 양산시을 출마가 모조리 거부된 끝에 급기야 공천 배제(컷오프) 당하자 대구 수성구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칼날 위에 섰다. 그러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하며 향후 통합당 기류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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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 = 왼쪽부터 이광재 전 강원지사,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 맹주의 컴백?'…與 김두관·이광재, PK·강원 선거 짊어져

지난 2012년 대선 출마를 위해 경남지사직을 던졌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해찬 지도부의 PK 출마 요청으로 8년 만에 경남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돌아왔다. 경남 양산시을에서 홍준표 전 대표와 맞붙어 PK선거를 붐업시키겠다는 구상은 불발됐지만, 경남에서 현 3석인 자당 의석을 6석으로 끌어올릴 것을 공언했다.

다만 지역구 사정은 안갯속이다.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시을은 분구 후 처음으로 치러진 지난 20대 총선에서 서형수 의원이 당선됐지만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이장권 후보와 불과 1262표차 신승이었다. 그마저도 새누리당 공천 파동으로 박인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7000여표를 가져간 요인이 컸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민주당 강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지난 2011년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한 지 9년 만이다. 당 일각에선 당초 정세균 총리 지역구인 서울 종로 후보로 이 전 지사를 염두에 뒀지만 사면 복권 시점이 엇갈리며 연고가 있는 강원 원주시갑로 선회했다.

이 전 지사는 본인의 원주갑 선거 뿐 아니라 현재 여야 1대 7 구도인 강원 의석 확장도 책임져야 한다. 아울러 강원 출향민 비율이 20%대인 경기 북부, 충북 등 원주에 인접한 타 권역 선거도 지원하며 중부권을 견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당 상대는 이명박 정부 대변인과 춘추관장을 지낸 박정하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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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 =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

◇'불출마' 안철수·유승민…국민의당 지지 상승·유승민계 대거 공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각축전에서 한발 비켜서 있지만, 각각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안 대표는 대구 의료봉사를 계기로 국민의당 지지율이 모처럼 반등하는 호재를 맞으며 자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당선 기대감이 올랐으나 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합당 제안이란 변수를 안게 됐다. 통합당보다 격을 낮춰 한국당과 손을 잡기도 어렵고, 합당시 당 지지율도 어디로 출렁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통합당 공천 심사에서 바른정당 출신 오신환 지상욱, 유의동 의원 등 현역과 구상찬, 조해진 전 의원 등 '공천학살'을 당했던 원외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 다만 친박 민경욱 의원 컷오프 결정을 황 대표가 뒤집으면서 인천 연수구을에 출마한 민현주 전 의원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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