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정당' 없는 21대 국회…연비제에도 양당 체제 회귀
20대 국회 3당 체제서 4년 만에 다시 거대 양당 구도 복귀민주당·통합당 나란히 비례정당 띄워 선거제 개혁 무력화기형적 '위성정당' 비판…21대 국회 선거법 재개정 나설 듯
군소정당의 국회 진출 문을 넓히기 위한 준(準)연동형비례대표제(연비제)가 도입된 첫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 정당 창당으로 제도 자체가 무력화된 결과다. 15일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KBS·MBC·SBS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의당은 4~8석, 민생당 0~4석, 국민의당 2~5석, 열린민주당 0~3석 확보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현 통합당)이 122석을 각각 챙긴 가운데 국민의당이 38석을 가져가는 돌풍을 일으키며 20년 만에 3당 체제를 꾸렸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제3세력 중 누구도 교섭단체 구성(20석)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도로 양당체제가 된 것이다. 이는 일정 부분 예견된 결과였다. 거대 양당이 나란히 자당 이름으로는 비례대표 후보자를 내지 않고 연합정당과 위성정당의 형식으로 비례 득표에 나서는 초유의 선거가 치러지게 되면서다.
의석수는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현행 그대로 유지하고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만 '연동형 캡(cap)'을 적용해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였다. 거대 양당에게 유리한 비례대표 의석배분 방식을 개선해서 다양한 정책과 이념에 기반한 정당의 국회 진출을 촉진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에 반대하던 통합당이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면서 제도 취지는 무색해졌다. 지역구 후보를 아예 내지 않는 비례대표용 정당의 출현으로 지역구 의석이 많을수록 비례대표 의석은 적게 얻는 연비제의 제한을 벗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대로 가다가는 비례대표 의석의 다수를 내주게 돼 원내 제1당을 통합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진 민주당이 연합정당이란 형식으로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었다.
특히 민주당은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 기회를 확대하는 선거제 개혁을 국민의 명령이라며 추진한 장본인이었고 미래한국당 창당을 누구보다 강하게 규탄해왔다는 점에서 '가짜정당', '꼼수정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통합당도 정당의 가치나 정책으로 승부를 보기보다는 오로지 선거 승리만 노린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한국 정당사에 오점을 남겼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여야가 유례없는 위성정당 논란과 여론의 비판을 자초함에 따라 연비제를 도입한 공직선거법의 21대 국회 내 개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연비제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 만큼 선거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연비제 전면 폐지보다는 위성정당 방지 조항 등의 제도 개선 쪽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커 향후 군소정당과의 연합을 통한 개정 움직임이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