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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태양'으로 가는 국제핵융합실험로, 조립 단계 시작(종합2보)

등록 2020-07-29 00:30:09   최종수정 2020-08-05 10: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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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완공 후 2040년까지 운영하는 최장 프로젝트

한국, 9개 주요 장치 조달하며 110여개 산업체가 제작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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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조립 착수 기념식'이 28일 오후 프랑스 카다리쉬 ITER 건설현장에서 열렸다. 국제핵융합실험로 장치조립 모습. (사진=ITER 제공) 2020.07.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인공태양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28일 프랑스 ITER 국제기구에서 개최된 ‘장치조립 착수 기념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장치 조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ITER는 핵융합에너지의 실용화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미국, 러시아, EU, 일본, 중국, 한국, 인도등 7개국이 공동으로 대형 초전도핵융합실험로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이다. 건설비용의 45%는 유럽연합(EU)이 부담하며 다른 6개국은 각각 9%씩 분담하고 있다.

ITER의 핵심 목표는 핵융합을 지구상에서 실현할 온도인 섭씨 1억5000만도를 달성해 1차적으로 400초, 궁극적으로는 1000초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때문에 인공태양으로 가는 기초단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ITER 건설 현황과 향후 조립 계획이 소개된 이번 행사는 각 회원국과 실시간 원격 연결로 진행되고 전세계에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1988년에 처음 논의가 시작된 ITER 건설이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며 “핵융합 에너지가 인류의 가시권 안에 들어왔음을 전세계에 알리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축하를 전했으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등 회원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영상, 서면 인사 등을 통해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영상축사에서 "우리는 지구를 지켜내기 위해 ‘미래 에너지’라는 꿈을 꾸었고 우리의 꿈은 세계가 함께 핵융합 인공 태양을 만드는 사상 최대의 국제 과학기술 프로젝트 ‘ITER’를 낳았다"며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오늘 장치조립 단계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ITER를 중심으로 7개 회원국이 함께 지혜를 모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10년 이상의 설계 과정을 거쳐 2007년부터 건설을 시작한 ITER는 2025년 완공 후 2040년경까지 실험·운영하는 인류 최장·최대의 프로젝트이다.

그동안 회원국들이 각자 개발·제작해 온 핵심 품목들의 현장 조달이 시작됨에 따라, 이들을 하나의 장치로 조립하는 단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극한의 크기와 무게를 가진 품목들을 엄격한 공차와 세밀한 일정을 준수하며 최종 조립·설치하는 이 과정은 최고 난이도의 과학기술적 도전이다. 조립에는 약 4년 반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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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프랑스 카다리쉬 ITER 건설현장에서 열린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조립 착수 기념식’에서 영상을 통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7.28. [email protected]
한국은 ITER를 이루는 9개 주요 장치를 조달하며, 국내 110여개 산업체가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핵심 품목이자 극한기술의 결정체로 조립의 첫 순서에 해당하는 진공용기 최초 섹터를 조달하고, ITER 전용 특수 조립 장비를 개발·조달하여 이번 장치 조립 시작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소장은 "ITER 장치 조립에 한국의 역할이 거의 80%에 달할 정도로,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면서 "9개 주요 품목의 조달 과정에서 한국의 110개가 넘는 산업체가 참여해 ITER 국제기구나 다른 회원국으로부터 136건의 제작 수주를 받아 총 6180억원의 경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산업체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ITER 국제기구 및 타 회원국으로부터 누적 6180억원(2007~2020년 6월, 136건)의 ITER 조달품 수주 성과도 올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ITER에 참여하면서 납부한 분담금 총액 3723억을 크게 넘는다.

ITER에 참여하면서 축적한 극한·첨단 장치 개발 경험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핵융합 이외 분야에서도 국내외 수주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의 핵융합에너지 전문가들은 ITER 국제기구에서 장치 건설을 총괄하는 중책을 연이어 맡는 등 뛰어난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해 오고 있으며, 향후 장치 조립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ITER 국제기구에 핵융합 전문가 등 51명의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다.

유 소장은 "2050년대 핵융합에너지 실현 목표를 달성하고, 한국이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기술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장기적 연구개발과 인력양성에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와 같다. 바닷물에서 추출 가능한 중수소 및 리튬(삼중수소)을 주원료로 하는 핵융합 발전은 연료가 무한하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발생이 없고, 폭발 등의 위험이 없는 궁극적인 미래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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