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잘알]프로야구 스프링캠프 유래와 KBO리그 변천사
MLB 최초 스프링캠프는 1886년 시카고 화이트스토킹스MLB 현대적 스프링캠프 시초는 1948년 '다저 타운'KBO리그 1983년부터 대부분 해외 스프링캠프올해 코로나19 탓 10개 구단 모두 국내 스프링캠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모든 구단이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유례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단별로 모여 훈련하는 스프링캠프는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 각 팀의 전력의 틀과 시즌 운용 밑그림이 완성된다. 선수들은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기술적인 부분을 가다듬는다.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는 기간이기도 하다. 또 팀 전체가 수비 포메이션 등 각종 전술을 익힌다. 신인 선수, 이적한 선수가 기존 선수들과 팀워크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이다. MLB 최초 스프링캠프는 1886년…현재 양대리그 나눠 시범경기도 야구 스프링캠프의 유래는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은 스프링캠프가 아닌 스프링트레이닝(spring training)이라고 부른다. 미국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의 유래는 18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카고 컵스의 전신인 시카고 화이트스토킹스가 1886년 홈구장이 아닌 장소에서 팀 단체훈련을 실시한 것이 스프링트레이닝의 시초로 꼽힌다. 그해 시카고 화이트스토킹스는 시카고보다 날씨가 따뜻한 아칸소주 핫스프링스에 모여 시즌 대비 훈련을 했다.
그러자 다른 팀들도 핫스프링스에 모여 훈련을 하기 시작했고, 1910년대에는 모든 구단이 시즌을 앞두고 따뜻한 곳에 모여 스프링트레이닝을 했다. 현대적인 스프링캠프의 시작은 1948년 브루클린 다저스(LA 다저스 전신) 단장이었던 브랜치 리키가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군사 시설을 사들여 매년 스프링트레이닝이 가능한 야구 전용 훈련장을 구축하면서부터다.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다저타운'이 바로 그곳이다. 이런 방식이 유행이 되면서 MLB 구단들은 매년 같은 장소에서 스프링트레이닝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다. 현재에는 플로리다주에 15개 팀, 애리조나주에 15개 팀이 모여 스프링트레이닝을 한다.
현재 MLB 시범경기는 그레이프프루트 리그와 캑터스(선인장) 리그로 나눠져 치러지는데, 인종차별이 캑터스 리그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 여러 구단의 구단주를 지낸 빌 비크의 자서전에 따르면 1940년대 초반의 일이었다. 당시 밀워키 브루어스 마이너리그 구단주였던 비크는 미국 플로리다주 오캘라의 스프링캠프 구장에서 경기를 보다가 무심코 '흑인 전용 좌석'에 앉아 몇몇 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1940년대 플로리다주는 인종차별이 심한 지역이었다. 비크는 현지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비크가 강하게 항의하는 바람에 오캘라시 시장까지 찾아왔고, 시장은 비크가 스프링트레이닝 지역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한 뒤에야 떠나갔다. 1946년 클리블랜드 구단주가 된 비크는 1947년 플로리다를 떠나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스프링트레이닝을 했다. 이후 뉴욕 자이언츠를 비롯한 몇몇 구단을 설득해 애리조나주로 이동하도록 했고, 캑터스 리그가 탄생했다.
류현진의 소속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이 뛰고 이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최지만이 소속된 탬파베이 레이스는 모두 그레이프프루트 리그에 속해있다. MLB 2021시즌이 정상적으로 치러진다면 올해 시범경기는 2월 28일 막을 올린다. KBO리그 스프링캠프 변천사 한국에서 추운 겨울에 프로 선수들이 훈련을 할 장소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프로야구가 출범한 직후부터 해외 스프링캠프가 주를 이뤘다.프로야구가 1982년 6개 구단 체제로 출범한 뒤 다음 시즌인 1983년부터 해외 전지훈련이 시작됐다.
1983년 해외로 가지 못한 구단도 있었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해외 스프링캠프 계획을 세웠다가 감독, 선수 영입에 돈을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스프링캠프 예산이 부족해져 이를 취소했다. 삼미는 고육지책으로 연고지인 인천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훈련을 했다. 아예 해외 전지훈련 생각을 접은 MBC는 경남 진해를 전지훈련지로 정했다. 이듬해인 1984년부터 해외 전지훈련 장소에 변화가 생겼다. 롯데가 초청을 받아 괌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것. 이때 롯데는 일본프로야구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훈련하는 기회를 얻었다.
야구장 4면과 8개의 배팅 훈련장, 웨이트트레이닝장을 모두 갖춘 시설과 메이저리그 팀의 훈련 방식은 삼성에 문화 충격을 안겼다. 미국 전지훈련의 효과를 톡톡히 본 덕분인지 삼성은 1985년 전기리그와 후기리그에서 모두 1위를 차지, 한국시리즈를 치르지 않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후 해외에서 스프링캠프를 한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 경우도 있었다. 1986년 외환 사정 악화로, 1991년 걸프전 영향으로 대부분의 구단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시즌 대비 훈련을 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쌍방울 레이더스와 해태 등이 1998년 2월 스프링캠프를 국내에서 치렀다.
2003년 한화 이글스가 관례를 탈피하고, 모기업 지원금에 의존한 적자 구도를 벗어나 활로를 찾겠다며 제주도를 스프링캠프지로 정했다. 2008년 2월에도 제주도에서 프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현대 유니콘스가 자금난으로 해체한 뒤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구단을 인수해 재장단했는데, 재창단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2월 중순께 뒤늦게 제주도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해외 스프링캠프는 크게 '미국파'와 '일본파'로 나뉘는 경향이었으나 2010년대 중반부터 캠프 장소가 다양해졌다. 호주와 대만을 찾는 구단들이 생겨났다. 반일 감정이 거세지고 한일 관계가 경색된 지난해 일본을 찾는 구단은 드물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훈련장과 장기 계약을 한 삼성은 그대로 오키나와를 택했고, 키움 히어로즈는 대만 가오슝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조율하는 2차 스프링캠프는 일본 오키나와가 대세였다. 많은 구단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1차 캠프를 마친 뒤 오키나와에 모여 연습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지난해 다소 변화가 있었다. 오키나와의 쌀쌀한 날씨와 대중의 반일 감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 2019년까지만 해도 10개 구단 중 절반인 5개 구단이 오키나와에 모였지만, 지난해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한 것은 LG와 삼성 뿐이었다. 두산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캠프를 했다. 나머지는 미국과 호주, 대만을 벗어나지 않았다.
기온이 비교적 따뜻한 남쪽 지방에 연고지가 있는 NC 다이노스(창원)와 롯데 자이언츠(부산), 삼성 라이온즈(대구), KIA 타이거즈(광주)는 각각 홈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 중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돔구장을 쓰는 키움 히어로즈도 별다른 고민 없이 홈구장을 스프링캠프지로 택했다. 반면 KT는 수원을 떠나 부산 기장에, 한화는 연고지 대전이 아닌 경남 거제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SK는 제주도로 날아가 담금질을 하고 있다. 잠실구장의 '한 지붕 두 가족'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각기 경기도 이천에 있는 2군 시설에서 훈련 중이다. 아직 날씨가 추운 탓에 KIA와 롯데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홈 구장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SK의 경우 그라운드 상태가 훈련에 적합치 않아 정비에 온 힘을 쏟았다. 3월 초부터는 다수 구단이 영남권에 모여 연습경기를 치를 전망이다. 3월 중순까지 연습경기를 치르며 시범경기는 3월 20일 막을 올린다. 올해 정규시즌은 4월 3일 개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
관련기사
- [스잘알]MLB 명예의 전당 85년 역사…333명만의 특권
- [스잘알]이상훈부터 김하성까지…MLB 포스팅의 역사
- [스잘알]야구 '트리플 크라운'…한국 타자 3차례·투수 6차례 뿐
- [스잘알]FA선수 못지않은 호기심, 프로야구 보상선수의 세계
- [스잘알]야반도주·더그아웃 습격…KBO 사고뭉치 외인들
- [스잘알]최다 우승·최고 승률팀은 KIA…한국시리즈 이모저모
- [스잘알]15이닝 연속 무안타 '굴욕' 당한 팀은?…KBO 안타 진기록
- [스잘알] 투수는 피하고 싶은 볼넷, 각종 기록 파헤치기
- [스잘알]'우리는 한핏줄' 프로야구 형제 선수들이 쓰는 진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