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잘알]'우리는 한핏줄' 프로야구 형제 선수들이 쓰는 진기록
KBO리그 역사상 형제 선수는 27쌍한 경기 형제 동반 홈런 세 차례형제 선발 맞대결은 '아직'…투타 대결은 두 번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정규시즌 1경기 이상 출전 선수를 기준으로 총 27쌍의 형제 선수가 등장했다. 프로야구 최초의 형제 선수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나란히 OB 베어스에서 데뷔한 구천서(57)-구재서(57) 형제다. 이들은 프로야구 역사에 유일한 쌍둥이 선수이기도 하다. 2020시즌 모두 현역 선수로 등록된 형제는 박세웅(25·롯데 자이언츠)-박세진(23·KT 위즈), 유원상(34·KT)-유민상(31·KIA 타이거즈), 최정(33)-최항(26·이상 SK 와이번스), 김범수(25·한화 이글스)-김윤수(21·삼성 라이온즈), 김주형(24·키움 히어로즈)-김찬형(23·NC 다이노스) 등 총 5쌍이다. KIA 내야수 고장혁(30)과 제대를 눈앞에 둔 고영표(29·KT)도 형제다. ▲같은 팀 선발 출전은 4쌍뿐…한 경기 '형제 동반 홈런'은 세 차례 야수인 형제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한 경기에 선발 출전한 것은 1985년 4월9일 삼미 슈퍼스타즈의 양승관(51)과 양후승(49)이 처음이다. 당시 형 양승관이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동생 양후승이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OB의 구천서-구재서, 빙그레 이글스의 지화동(53)-지화선(50) 형제가 동일 팀 형제 야수 선발 출전 명맥을 이었다.
정수근(43)-정수성(42)과 조동화(39)-조동찬(37)은 같은 팀에서 뛰지는 못했으나 현역 시절 동안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고 같은 경기에 출전한 경력이 있다. 형제가 한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한 것은 세 차례 뿐이다. 1986년 7월31일 청보 핀토스 소속의 양승관-양후승 형제가 인천 롯데전에서 역대 최초로 한 경기 형제 동반 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형 양승관이 6회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형의 대타로 나선 양후승이 8회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두 번째로 한 경기 동반 홈런 기록을 써낸 형제는 나성용(32)-나성범(31·NC 다이노스) 형제다. 형제가 맞대결 경기에서 동반 홈런을 기록한 유일한 사례다. 2015년 6월2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 NC의 경기에서 1회말 NC 소속인 동생 나성범이 중월 투런포를 때려냈다. 형 나성용은 LG가 16-4까지 앞선 7회초 대타로 출전해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동일 팀 한 경기 형제 동반 홈런은 최정-최항이 두 번째였다. 최정과 최항은 모두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는데, 형제가 동일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친 것은 처음이다. ▲형제 선발 맞대결은 '아직'…같은 날 선발 등판도 두 번 뿐 프로야구 역사상 형제 선수가 같은 날 등판한 것은 총 24차례 있었다. 2019년 이후로는 김범수와 김윤수가 총 14번 같은 날 등판했다. 이외에 윤동배(54)-윤형배(51)가 5번, 최영필(46)-최영완(44)이 2번, 박세웅-박세진이 2번, 정대현(29·키움)-정동현(23)이 1번 같은 날 1군 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 형제 가운데 동일 팀에서 같은 경기에 등판한 것은 윤동배-윤형배 형제가 유일했다. 이들 형제는 1992~1996년 롯데에서 함께 뛰었는데, 당시 5차례 같은 경기에 등판했다. 이중 2경기에서는 동생 윤형배가 선발로 등판한 날 형 윤동배가 구원으로 나섰다. 아직 형제가 같은 경기에서 양 팀의 선발 투수로 등판해 선발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다.
최초의 사례는 정대현, 정동현 형제가 만들었다. 2016년 6월10일 당시 KT 소속이던 형 정대현은 고척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에, KIA에서 뛰던 동생 정동현은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정동현은 5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반면 정대현은 6이닝 3실점(2자책점)하고도 승패없이 물러났다. 2016년 7월27일 형 박세웅이 롯데 소속으로 잠실 LG전에, KT 소속이던 동생 박세진이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하면서 두 번째 사례가 만들어졌다. 박세웅은 6⅓이닝 5실점(3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박세진은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구원승까지 포함해도 형제가 같은 날 승리 투수가 된 적은 없다. 하지만 형제가 같은 날 나란히 패전의 멍에를 쓰며 울상을 지은 날은 있었다. 올해 7월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한화 선발로 등판한 형 김범수는 3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해 패전 투수가 됐다. 같은 날 창원NC파크에서 벌어진 NC와 삼성의 경기에서 5-5로 맞선 연장 10회말 삼성 구원 투수로 등판한 김윤수는 강진성에게 끝내기 안타를 헌납, 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역시 패전을 기록했다.
부모가 우산장수, 짚신장수 자식을 둔 심정으로 바라봤을 형제의 투타 맞대결은 KBO리그에서 두 번 있었다. 최초는 1995년 태평양 돌핀스의 투수 정명원과 쌍방울 레이더스의 타자 정학원의 대결이었다. 1995년 9월5일 전주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태평양의 마무리 투수였던 형 정명원은 9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동생 정학원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두 번째 형제 투타 맞대결은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뒤인 올해 나왔다. 유승안 전 경찰야구단 감독의 두 아들 유원상, 유민상이 두 번째 사례를 써냈다. 올해 5월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KT 불펜 투수로 활약 중인 형 유원상이 KT가 0-2로 뒤진 7회초 무사 1, 3루의 위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이후 1사 1, 2루 상황에 KIA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동생 유민상이 타석에 들어서면서 형제 맞대결이 이뤄졌다. 당시에도 승자는 형이었다. 유원상은 유민상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같은 해 함께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형제는 두 쌍 뿐이다. 현역 시절 SK에서만 뛴 형 조동화와 삼성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동생 조동찬은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두 번이나 한국시리즈에서 상대 팀으로 만났다.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형이 우승반지를 꼈고, 2012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동생이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둘 모두 주전급 선수로 활약한 조동화-조동찬 형제는 각기 한국시리즈 우승도 많이 경험했다. 조동찬은 2002년, 2005~2006년, 2011~2012년, 2014년 등 총 6개의 우승 반지를 품에 안았고, 조동화는 2007~2008년, 2010년 등 총 3차례 우승을 맛봤다. 형제가 한 팀에서 가을야구 무대를 경험한 것은 최정, 최항 형제 뿐이다. 동생 최항이 1군 선수로 자리를 잡은 2018년 SK는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최정과 최항은 나란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SK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맛보면서 이들 형제는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스잘알은 '스포츠 잘 알고 봅시다'의 줄임말로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와 함께 어려운 스포츠 용어, 규칙 등을 쉽게 풀어주는 뉴시스 스포츠부의 연재 기사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