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감 2차전도 '해명의 장'…野, 설욕 못해
심상정 의원을 빼곤 야당, 날카로운 공세 못해李, 초과이익 환수 "회장이 대리 보고 받겠냐"李 "유동규 임명 기억 안 나…극단 선택하려 해"李 "국힘이 민간개발 강요…사실은 말해야죠"
이날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대장동 의혹을 여유있게 해명했다. 반면 이틀전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설욕전에 나섰던 야당은 이날도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 후보를 집중 추궁해 눈길을 끌었다. ◆초과이익 환수 조항 "회장이 대리 보고 받겠냐" 이 후보는 우선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를 놓고 제기된 배임 의혹 해명에 나섰다. 그는 초과이익 환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지적에 대해 "말을 바꾼 일이 없다"며 "언론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했다고 해서 보니까, 삭제가 아니라 협약 과정에서 공고가 끝나고 일선 직원이 (건의를) 했다는 건데 그때 간부들 선에서 채택하지 않았다는 게 팩트"라고 밝혔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추가이익 배분 건의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냐"고 추궁하자, 이 후보는 "재벌 회장에게 계열사 대리가 제안한 것을 보고하느냐"고 응수했다. 이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추궁에도 "그걸 내가 당시에 알아서 하지 말라고 했다던지, 보고를 받았다던지 하는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초과이익을 추가 환수하자는 얘기는 공모에도 없는 얘기고, 또 응모한 사람에게도 없는 것이고 사업계획서에도 없다"고 했다. 오전 질의 후 국감이 정회된 사이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가 아니라 '초과이익 환수 의견 미채택'으로 보도해 주시고 기존 보도는 정정해 주시기 바란다"며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유동규 임명 기억 안 나…극단 선택 하려 했다고" 대장동 개발 실무자였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임명 과정에 대해선 "기억이 안 난다"는 답변을 고수하며 거리를 벌렸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유동규가 '내 말이 곧 이재명 말'이라고 주민에게 얘기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느냐"고 추궁하자, 이 후보는 "유동규가 그런 정도 영향력이 있었으면 사장을 시켰을 텐데 제가 마지막까지 사장을 안 시킨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심 의원이 이를 비판하자 이 후보는 "관할 공무원을 산하기관까지 합쳐서 성남시가 5000명, 경기도는 2만몇천명이 될 것 같은데 그 모든 사람들이 내 지휘하에 있기 때문에 일부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그 점에 대해선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이 후보는 오후 추가 답변을 자청해 "확인해보니 유 전 본부장 인사는 제가 아니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하게 돼 있고 사장이 없을 경우에는 행정국장이 대행하는데 그래서 제 기억에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 전 본부장 측근설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해 "나중에 들은 바로는 작년부터 이혼 문제 때문에 집안이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며 "체포당하던 압수수색 당시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김은혜 의원이 "어떻게 본인밖에 모를 일을 자세히 아느냐"고 따져물었고, 이 후보는 "그분이 우리와 전혀 인연이 없는 분이 아닌데 제가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아는 사이 아니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관련 내용을 전한 게 누구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민간개발 강요해…사실은 말해야죠" 이 후보는 예의 '국민의힘 게이트' 주장을 되풀이하며 야당을 자극했다. 그는 "정말 드리고싶은 말씀은 다른 말씀보다는 의원님이 소속한 당의 선배들이 공공개발을 막아서 LH를 포기시키고 성남시를 포기시키고 강압해서 민간개발을 강요했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에 대국민 사과를 권했다. 또 "LH가 공공개발을 하려는 것을 못하게 한 것이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말했고, 화천대유가 아파트 용지를 수의계약으로 받아 분양사업을 했던 것을 지적받자 "그걸 가능하게 해준 게 국민의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 얘기를 하지 마세요"라고 언성을 높였고, 이 후보는 "그게 사실인데 말씀드려야 할 거 같습니다"라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돈 받은 사람은 행동 공범이고 설계한 사람이 주범'이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총을 설계한 사람이 전범은 아니다. 비행기를 설계했다고 해서 9.11테러 설계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가장 큰 설계는 박근혜-이명박 대통령과 국민의힘"이라고 했다. 손팻말공방도 반복됐다. 심상정 의원은 '돈 받은 자=범인, 설계한 자=죄인'이라는 손팻말을 꺼내들었고, 이 후보는 "설계한 분이 범인이라 하는데,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 맞지만 공익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고 발끈했다. 박성민 의원도 '설계자=범인, 돈 가진자=도둑'이라고 적힌 팻말을 보인 데 대해선 "도둑질을 설계한건 범인이 맞고 도둑질을 못하게 막은 게 저"라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또 "부정한 돈에 관심 가진 적 없다. 제 가족이나 아내, 제 주변 사람들도 부정한 돈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규모의 사업에서 어떻게 인·허가권자가 돈을 안 받을 수 있냐고 의심하는데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