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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거취 놓고 檢내부 술렁..."임기 보장해야" "버티는게 의미있나"

등록 2022-03-17 14:40:23   최종수정 2022-03-21 08: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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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윤석열 당선인 취임 이후 다시 입장 밝힐 듯"

"임기가 있는데, 정치권에서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어차피 대검 간부 다 바뀔건데, 버티면 조직 타격"

내부망 이프로스엔 '중립성 방안 토론' 제안 글도

親尹 성향 검사들은 논란 의식해 언급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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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2.03.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위용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가 김오수 검찰총장의 '거취 표명'을 요구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중도에 하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의견과 '불편한 동거'가 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 등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총장은 임기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전날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완주'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15일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공개적으로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리고 김 총장이 거부 의사를 전한 것이다. 

이를 놓고 검찰 내 의견은 분분하다. 수도권의 한 차장급 검사는 "총장 임기가 규정돼 있는데 그걸 정치권에서 함부로 하면 안 된다"며 "이전 정권에서 임명한 총장이라고 바꾸겠다는 건 새 정권에 충성하는 인물을 총장에 앉히겠다는 건데, 이상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들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검찰을 정치적으로 다루려고 하면 안 된다. 장관은 정무직이지만, 검찰총장은 계속 일할 수 있게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를 채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급 검사는 "원론적으로는 검찰총장이 임기 끝날 때까지 안 나가는 게 맞다"면서도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인사가 나면 대검찰청 간부진들도 많이 바뀔 텐데 총장이 버티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당장은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적절한 시점에 다시 입장을 밝히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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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7일 서울 대검찰청 앞 도로에 김오수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메세지가 적힌 화환이 놓여 있다. 2022.03.17. [email protected]
지방의 한 검사도 "윤 당선인이 직접 말을 못 하니까 주변에서, 당에서 흔드는 것"이라며 "권성동 의원을 시작으로 해서 아마 당의 중진들도 나서서 앞으로 더 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대검 간부도 다 바뀔 건데, (총장이 버티면) 조직적으로 타격만 입을 뿐이다. 김수남 전 총장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검찰 내 일각에서는 과거 주요 사건 수사에서 목소리를 냈던 검사들, 또는 이른바 '친(親)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에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토론을 벌이자는 공개 제안도 나왔다.

박철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검사 개개인과 검찰 조직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런 토론이 검찰 내부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그 토론 결과를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정치권에 맡기는 모순형용적 상황에 빠지거나 실질적으로 포기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는 상황은 존재 이유에 배치되고, 그런 상황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채 그런 기관의 구성원으로 근무하는 것은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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