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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금리 변수에 둔감한 이유

등록 2022-04-15 05:00:00   최종수정 2022-04-25 09: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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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발표되자 잠시 하락 후 반등

3월 FOMC의사록 공개 후 선반영

비둘기파 주상영 발언 "덜 매파적"

"근본적 회복세 아냐, 변동성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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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4.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국내 증시가 오히려 소폭 반등 마감했다.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장 직무대행의 '성장' 발언에 시장이 다소 안심했다는 점에서 일부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0.22(0.01%)포인트 상승한 2716.71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0.10% 상승 출발했다 바로 하락 전환한 뒤, 기준금리 인상 발표에 하락폭을 소폭 키웠지만 오후께 다시 상승 전환했다.

코스피는 장중 내내 2700를 웃돌았으며, 코스닥도 한때 혼조세를 보이긴 했지만 내내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2700선을 밑돌고 코스닥도 900선을 위협하던 것과 비교하면, 기준금리 인상한 상황에서도 강세를 보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처럼 강세를 보인 배경을 '불확실성 제거'와 '성장 발언'을 꼽았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오래전부터 예고됐던 일인 만큼, 이번 인상으로 인한 코스피 하락분이 이미 코스피에 선반영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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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4.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금융투자업계에선 금리가 하락한 전일에 오히려 금리 동결과 인상 사이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의견이 분분했다. 한은의 수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금리는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국내 물가가 4%대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 금리 인상 필요성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금통위에서 4월이나 5월 중 기준금리를 언제 올릴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에 인상하기로 결정하자, 오히려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하며 금리가 반등했다는 설명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미국 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됐던 만큼 이런 점이 코스피에 이미 반영됐다고 본다"며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등이) 피크아웃(정점통과)되지 않겠냐는 반응도 나왔는데 이런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전날 금통위를 주관한 주상영 직무대행의 '성장'관련 발언이 회복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이번 금통위는 이주열 전 총재의 사임으로 의장 없이 진행됐다. 이에 주 직무대행이 이를 대신했다. 앞서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하는 등 매파적 발언을 한데다, 미국과 국내 물가도 치솟아 이번 4월 금통위에서도 강력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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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716.49)보다 0.22포인트(0.01%) 오른 2716.71에 장 마감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927.31)보다 0.70인트(0.08%) 상승한 928.01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28.0원)보다 3.3원 내린 1224.7원에 마감했다.2022.04.14 . [email protected]


하지만 비둘기파인 주 대행이 전날 금통위 정례회의가 끝난 뒤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하방 위험이 더 커질 경우 경기 하방 위험을 더 중점적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중립금리 수준을 2.5% 정도로 보고 있다.

주 직무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물가 상방 위험을 높이는 것은 맞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장의 하방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며 "오늘 결정은 물가 상방 위험에 보다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것이었기에 그런 것인데 앞으로는 물가 상방 위험 뿐 아니라 성장 하방 위험도 종합적으로 더 균형있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주 대행은 물가와 경기에 맞춰서 통화정책을 조절해나갈 수 있다는 형태로 발표했다"며 "그가 금통위 내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이기도 하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매파적인 코멘트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위축됐던 시장이 안도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근본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진 않았다. 잠시 반등한 것일 뿐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불확실성이 잠시 해소되고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발언에 안도했을 뿐,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우려는 계속되고 있고, 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펀더멘털이 바뀐 것도 아닌 상황이다.

다음달에 예정된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빅스텝이 진행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5월 금통위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게다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도 변수로 작용한다.

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얼마나 더 길어질지, 기업들의 실적은 어떻게 나올지 등 변수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앞으로 증시는 어느 한 방향으로 간다고 단정짓기 보다는 지금처럼 변동성이 계속되는 장세로 간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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