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세은 "에투알로 다양한 무대...요즘 살짝 미쳐있는 상태"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된 후 국내 첫 무대"4년 전부터 꿈꿔…동료들도 내한에 들떠있어"한국에 오기 전 7월 '지젤' 무대에 데뷔 "너무 떨려"
발레리나 박세은이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최고무용수인 에투알(수석무용수)이 된 후 처음으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그는 지난해 6월 아시아인 최초로 이 발레단의 에투알이 됐다. 1669년 설립된 발레단의 352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발레단 동료들과 함께 오는 7월28일과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2 에투알 갈라' 무대에 선다. 지난 15일 전화로 만난 박세은은 "에투알이 되기 전부터 이런 무대를 꿈꿨다"고 했다. 4년 전부터 갈라 공연을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 등 상황이 여의치않아 아쉬웠다며 "이번 여름에 갈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2011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 입단 이후 국내 갈라 공연에 종종 선 적은 있지만, 이번 무대는 더 특별하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실제 시즌 레퍼토리들로, 박세은이 직접 작품을 고르고 무용수도 섭외했다. 그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밤을 계획했다. 제가 정말 좋아하고 한국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작품을 갖고 오게 됐다"며 "저작권 문제 등 생각보다 일이 많아서 춤을 추는 동시에 준비하는 게 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직접 작품 고르고 무용수 섭외…에투알 지명됐던 '로미오와 줄리엣' 파드되 등
그중 처음으로 꼭 가져오고 싶었던 작품은 '인 더 나이트'였다고 소개했다. 쇼팽의 녹턴 라이브 연주에 맞춰 세 쌍의 파트너가 '커플'의 여러 단계('젊은 연인'-'행복한 결혼 생활'-'이별을 앞둔 동반자')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발레단 전속 피아니스트 엘레나 보네이가 내한해 직접 연주한다. "작품을 췄던 사람이어야 하고 캐스팅이 맞아야 하는 등 공연하기 위한 조건이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걱정했어요. 다행히 성사돼 너무 기뻐요. 에투알이 됐던 '로미오와 줄리엣'은 함께 무대에 섰던 폴 마르크와 꼭 하고 싶어서 정했고, '빈사의 백조'도 에투알이 되기 전 공연을 했었는데 제게 굉장히 애착을 준 작품이라 택하게 됐죠." 또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파드되, '랑데부', '한 여름 밤의 꿈' 디베르티스망 파드되, '그랑파 클래식' 등과 컨템포러리 작품인 '달빛', '애프터 더 레인' 등도 공연한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저희가 하는 루돌프 누레예프 안무가 버전이고, '그랑파 클래식'은 굉장히 프렌치한 작품이에요. '달빛'은 솔로 작품인데 안무가 매우 아름답죠."
"다 같이 오게돼 감회가 새로워요. 다들 한국을 오고 싶어했죠. 영화, 드라마나 K팝 등 요즘 한국 붐이잖아요. 많은 동료들이 넷플릭스에서 한국드라마를 찾아보고 제게 계속 추천해달라고 해요. 저도 뿌듯하죠.(웃음)" 이번엔 갈라 공연이지만, 에투알로 있을 때 전막 공연으로 한국을 찾고 싶은 바람도 크다. "발레단이 30년여 동안 안 갔죠. 언젠가 갈 거라고 믿어요." ◆"많은 작품 할 수 있는 문 열려…7월 '지젤' 무대 데뷔" 다음 달이면 에투알에 오른지 1년이 되는 박세은은 그 시간을 돌아보며 "성장하는 한해를 보냈다"고 답했다.
에투알이 된 후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등 다양한 무대에 선 그는 한국에 오기 전 7월 '지젤' 무대에 데뷔한다. "너무 떨린다. 연습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요즘 살짝 미쳐있는 상태"라고 웃었다. "밤에도 음악이 계속 들려요. 제가 백조를 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작품을 배우고 내걸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가장 재밌어요. 어렵지만, 욕심도 나죠. 춤추면서 사람들이 이 작품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지젤을 35년째 해도 항상 새롭다는 한 발레리나의 글이 참 인상 깊었는데 공연마다, 시즌마다 같은 지젤일 수 없겠구나 느껴요." 에투알로서 책임감은 더 커졌다고 밝혔다. "무대를 이끌어야 하고, 마음에 남는 공연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제가 입단했을 때 스타인 에투알들을 보며 말도 못 꺼냈는데, 지금 그 입장의 친구들도 똑같지 않을까 싶어요. 좀 더 모범이 되고 영감을 줄 수 있는 무용수로 성장해야겠다고 생각하죠." 앞으로 특별한 목표가 있진 않지만, 최근 파리 한 병원의 소아병동에서 펼친 자선공연이 큰 의미가 됐다며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뜻도 내비쳤다.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던 아이들의 눈빛과 말이 마음에 크게 남아 있어요. 공연을 본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으면 싶었죠. 제게 너무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이런 기회가 더 생겼으면 좋겠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