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박진 해임안' 합의 불투명 … 與 "합의 못해" 野 "신속 처리"(종합)

[서울=뉴시스]강주희 이지율 최영서 김래현 기자 = 여야는 29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여부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이라도 처리하겠다는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협의되지 않는 의사일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임건의안 상정 여부를 결정할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협의 우선'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결국 정회를 선언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물꼬를 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오후 3시 본회의 전 최종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본회의 직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로 회동했다.

30여 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김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의사일정 협의를 요청했으나, 양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절차상 의사일정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의사진행을 못 하게 돼 있다"며 "이 의사일정은 우리가 합의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의장에게는 21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인데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진행은 국회 파행을 불러오고 의회 민주주의를 짓밟는 일이니 강력히 막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의장은 오후 2시까지 여야 협의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와의 통화 여부에 대해선 "만날지는 아직까지 모른다"며 "칼은 칼집에 있을 때 힘이 있는 것이지 휘두르기 시작하면 헌법상에 있는 게 아니다. 국회가 결의하면 집행될 정도가 돼야지 잘못하면 사문화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지금은 해임건의안이 발의됐고, 본회의 의사일정 변경 동의를 통해 안건으로 올려놨다"며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오늘 신속히 해임건의안을 처리할 것을 의장에게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은 오후 2시까지 마지막으로 여야 원내대표가 좀 더 협의해서 최종적 입장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여야 원내대표간 회동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과 관련해 외교·안보 라인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발의했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과반(150명) 찬성이 있어야 의결되는데 민주당은 현재 169석으로 단독 발의·의결이 가능하다.

박 장관 해임건의안은 지난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자동 보고됐다. 해임건의안은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첫 보고로부터 24~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지는데 30일 오후 2시까지 표결에 부쳐지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본회의 정회 후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원내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주 원내대푠느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금일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후 1시 30분부터 국회 경내에 반드시 대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오후 2시 30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앞서 오전 의원총회에서 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입장을 재확인한만큼 오후 3시 본회의에서 표결로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박 장관 해임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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