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위협에 한미일 연합훈련 맞불…한반도 '강대강' 긴장 고조
北 이틀 만에 또 탄도탄…강대강 대치에 SLBM·ICBM 발사도 임박"위기 수준 높이기보다 신중하게 진정시키는 것 필요하다"는 지적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6일 이틀 만에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번 탄도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한반도 수역에 다시 출동해 한·미·일이 연합훈련을 하는 것과 ▲미국 주도로 유엔 안보리가 열린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위협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공보문을 통해 "미국과 일부 추종국가들이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미연합훈련들에 대한 우리 군대의 응당한 대응 행동 조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부당하게 끌고 간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조선반도수역에 항공모함타격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정세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외무성 발표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맞대응 행동조치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두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응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 한미 연합훈련을 마치고 한국 해역을 떠났던 로널드 레이건호는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다시 동해 공해상으로 출동, 한미일 연합훈련에 참여할 계획이다. 지난달 23일 부산에 입항한 레이건함은 26일부터 나흘간 동해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한 뒤, 30일엔 동해 공해상에서 한미일 3국이 벌인 대잠수함전 훈련에 참여했다. 한·미·일이 2주 연속 동해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훈련에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사일 탐지·추적훈련도 실시될 것으로 점쳐진다. 북한은 최근 한국, 미국, 또는 한미가 하는 대북 군사적 행동에 비례해 미사일 발사로 맞서고 있다. 이번 외무성 발표에서도 "정세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며 위협 수준에 정비례해서 대응을 계속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 한미일 연합 훈련 후에도 미사일을 또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 군의 행동에 비례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유엔 안보리 소집 전후 경고성 미사일 발사를 하다가 레이건호가 떠날 시점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종국에는 7차 핵실험으로 핵무력을 재차 과시해 대북 확장억제 포위망을 무력화하는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 공산당 당대회(10월 16일) 이후, 미국 중간선거(11월 8일) 이전'을 시점으로 지목했는데 핵버튼을 손에 쥔 북한이 국제정세를 지켜보며 저울질하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과 한미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돌파구는 나오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당분간 도발과 억제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의 대응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멈추게 한다거나 계속되는 핵실험을 막기 위한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도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협조하지 않아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핵 협상이 시작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한미가 한반도 비핵평화를 위해 4자회담 또는 6자회담 제안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외무성 발표가 있기는 했지만 북한 수뇌부나 군부의 강경한 입장이 없어 수위 조절을 한 느낌"이라며 "경험적 사례에 비춰 한반도 긴장 고조의 최대 피해는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으로 귀결된다. 한반도 비핵평화를 위해 4자회담 또는 6자회담 제안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최근 잇따른 미사일 발사는 의도적으로 도발 수위를 상승시켜 핵실험으로 가는 일방적 도발 카드보다는 한미 확장억제력 강화, 한미(일)연합훈련, 전략자산 전개 등에 대한 억제(보복, 응징), 반접근 능력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한미의 강화된 확장억제력 강화 움직임, 한미연합훈련, 선제타격 위협 등에 대해 방어적 억제라는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과 핵무기 고도화 명분(핵실험 포함)을 한미의 행동으로부터 찾기 위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2017년처럼 항모전단, 전략폭격기 등이 동시에 한반도에 전개되는 경우 북한 지도부와 주요 시설에 대한 정밀선제타격 등으로 보고 북한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북한의 현 대응을 '일방적 강압'보다는 한미에 대한 '맞춤형 대응'으로 본다면, 일단 최대한 위기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신중하게 진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