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고위직 4명, 자녀 채용시 부당한 영향력…수사 의뢰"(종합)
외부 합동 조사 수용…비다수인 경력 채용 폐지정무직 인사검증위·외부인사 중심 감사위 도입노태악, 사퇴 압박엔 "현재로선 사퇴 계획 없어"
또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진 '비다수인 경력 채용'을 폐지하고, 경력채용 대상은 선거유경험자나 선거 전문성을 갖춘 이들로 제한한다. 사무총장 등 정무직 채용을 외부인사로 확대하는 한편, 이들의 검증을 맡는 '정무직 인사검증위원회'를 둔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노태악 선관위원장 주재 긴급회의를 열고 자체 특별감사위원회로부터 감사 결과 등을 보고받은 뒤 감사 내용에 따른 후속 조치 및 채용 개편 방향 등을 논의했다. 특별감사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박찬진 사무총장, 송봉섭 사무차장, 신우용 제주선관위 상임위원, 김모 경남선관위 총무과장 등 4명의 자녀가 경력 채용·승진하는 과정에서 특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규정 위반 등이 있었는지 감사했다. 특별 감사에서 고위직 4명 모두 자녀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이에 선관위는 4명 모두 시험 또는 임용 방해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제44조를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특별감사위원회 보고에 따라 4명에 대한 수사를 사정당국에 의뢰하기로 했다. 경력채용 과정에서 부적정하게 업무를 처리한 김모 경남선관위 총무과장과 전남선관위 직원 3명 등 4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선관위는 이와 함께 외부기관과 합동으로 전현직 직원의 친족을 대상으로 채용 특혜 의혹이 있었는지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다만, 외부기관이 어느 곳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노 선관위원장은 "감사기관의 성격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계 감찰은 당연히 감사원일 것이고, 인사 문제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서 할 것이다. 이해충돌 문제는 국가권익위원회에 갈 것"이라며 "준비 법령에 따라서 감사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채용 특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앞서 경력채용 시 특혜 논란이 제기된 '비다수인 경력 채용'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한편, 면접위원 전원을 외부 인사로 위촉하기로 했다. 공채 충원을 원칙으로 하되, 경채로 충원할 경우 중앙선관위가 통합 관리한다. 경채 대상은 선거유경험자나 해킹 등의 선거 전문성을 갖춘 이들로 제한한다. 형식적으로 운영되던 적격성 조사를 폐지하고, 서술형 보고서 작성 등 공채시험에 준하는 역량평가를 도입한다. 면접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하며, 평가는 현행 '상중하 3단계'에서 '10단계 채점제'로 다양화한다. 노 선관위원장은 "문제가 된 경력채용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등 의혹이 발붙이지 못하게 내부 시스템이 더욱 건강하고 투명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내부 비리를 상시 감시·견제하는 외부 인사 중심의 감사위원회를 도입한다. 현행 개방형 직위인 감사관 외에도 사이버보안 및 홍보전문 감사관을 둔다. 아울러 북한 해킹 논란과 관련해 국가정보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보안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가짜뉴스가 선거를 교란하지 않도록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노 선관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께서 만족할 때까지 철저한 자기반성과 근원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자녀 특혜 채용 문제뿐만 아니라 그동안 묵시적으로, 관행이라는 이유로 뿌리깊게 존재하는 조직적 일탈이 있었는지 철저히 찾아내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의 시작과 끝인 선거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막중한 헌법적 책무를 뼈저리게 다짐한다"며 "국민이 더 이상 염려하지 않도록 엄정 중립의 자세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선관위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 선관위원장은 정치권의 사퇴 요구에 대해 "현재로서는 아직 사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관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논란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을 검토 중이라는 말에는 "국회 국정조사도 감수하겠다"면서도 "우선 산재한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정착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