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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들면 떨리는 손…파킨슨병 아닌 수전증 의심신호?[몸의경고]

등록 2025-02-22 18:01:00   최종수정 2025-02-24 10: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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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 증상, 파킨슨병 아닌 수전증일 수도

수전증, 약물치료 효과 없으면 수술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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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해 우리나라가 65살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성 질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화 현상 중 하나로 인식되는 '손 떨림'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이긴 하지만 떨림의 양상에 따라 뇌신경질환인 '본태성 진전(수전증)'의 신호일 수도 있다. (사진= 뉴시스DB) [email protected]. 2025.02.22.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가 65살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성 질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화 현상 중 하나로 인식되는 '손 떨림'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이긴 하지만 떨림의 양상에 따라 뇌신경질환인 '본태성 진전(수전증)'의 신호일 수도 있다.

22일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파킨슨병과 수전증은 2023년 기준으로 10년 전에 비해 각각 약 49%, 약 71% 증가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감소하면서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심한 잠꼬대, 후각장애, 변비, 우울증 등이 선행될 수 있어 초기 전문 의료진을 통한 진단이 필수다.

유달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과 발생 시기, 진행 양상은 다르지만 주로 가만히 있을 때 한쪽 손발이 먼저 또는 심하게 떨리거나 몸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는 특징을 보인다”며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간주하기보다 증상이 불편하지 않더라도 진단과 치료 선택지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파킨슨병 증상으로는 행동 느려짐(서동), 떨림, 뻣뻣함, 중심잡기 어려움(자세 불안정), 보행장애 등이 있다. 떨림은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관찰된다면 양상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 교수는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학적 진찰 소견과 진행 경과”라면서 “필요한 경우 약물 유발 파킨슨증, 혈관성 파킨슨증, 파킨슨증후군과 구별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하거나 뇌 속 도파민 세포 손상을 확인하는 도파민 운반체 페트(PET)검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운동을 통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약물 또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불편한 정도를 완화시키는 데 치료의 초점을 맞추게 된다. 치료를 하더라도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손 떨림은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이지만 양상에 따라 완전히 다른 질환인 수전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수전증은 중년 혹은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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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시스] 보통 파킨슨병으로 인한 손떨림은 안정됐을 때 주로 발생하며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거나 다른 일을 하면 떨림이 멈춘다. 반면 가만히 있을 땐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식사하거나 글씨를 쓰는 등 어떤 움직임을 할 때 손떨림이 발생하면 본태성 진전, 즉 수전증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2025.02.22.
박창규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보통 파킨슨병으로 인한 손떨림은 안정됐을 때 주로 발생하며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거나 다른 일을 하면 떨림이 멈춘다”며 “반면 가만히 있을 땐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식사하거나 글씨를 쓰는 등 어떤 움직임을 할 때 손떨림이 발생하면 본태성 진전, 즉 수전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 질병은 모두 떨림 증상이 있지만 치료법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파킨슨병과 수전증은 초기 약물에 반응이 좋은 편이다. 특히 파킨슨병은 환자의 증상이 비교적 심하지 않고 관리가 잘돼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다면 꾸준한 치료 만으로도 좋은 경과를 유지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파킨슨병에 비해 수전증은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을 수 있어 증상 조절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뇌 깊은 곳에 전극을 심어 문제가 된 운동 회로에 전기 자극을 줘 회로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뇌심부자극술이 대표적이지만 전신 마취 부담과 장치 삽입 거부감이 있다면 대안으로 초음파 수술(뇌심부자극술)이나 감마나이프 수술을 권장한다”고 했다.

수전증으로 인한 감마나이프 수술의 원리는 문제가 되는 운동회로 병변에 강한 방사선을 조사해 비정상적인 신호의 발생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전신 마취나 체내 장치 삽입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효과의 지속성과 부작용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

박 교수는 “파킨슨병과 수전증의 수술법인 뇌심부자극술은 질환 초기일수록 예후가 좋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우선적으로 질환을 특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부정확한 신경 신호를 인위적으로 보정하는 것으로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부작용 없이 증상을 조절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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