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생산·소비·투자 모두 마이너스…짙어진 저성장 먹구름(종합2보)
통계청, 2025년 1월 산업활동동향 발표산업생산 전월比 2.7%↓…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폭소매판매 0.6%↓, 설비투자 14.2%↓, 건설기성 4.3%↓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마이너스…"연휴·기저 효과"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월별 변동성 큰 상황"
[세종=뉴시스] 안호균 임소현 기자 = 1월 산업생산이 '코로나19 쇼크'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소비, 투자까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연초부터 경기 침체 위험 신호가 켜졌다.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소비 부진과 건설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먹구름도 짙어졌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2.7%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11월 1.2% 감소한 뒤 12월에는 1.7% 증가하며 반등했지만 올해 1월 들어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 전환했다. 감소폭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면서 경제 충격이 나타났던 2020년 2월(-3.2%)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건설업, 광공업, 서비스업에서 생산이 모두 감소하는 극도의 부진을 나타냈다. 제조업을 포함하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2.3% 감소했다. 기타운송장비(2.8%)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반도체조립장비 등 기계장비(-7.7%)와 OLED 등 전자부품(-8.1%)에서는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제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생산의 경우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지난해 10월(+4.7%), 11월(+3.5%), 12월(+3.5%) 3개월 연속 호조를 보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다만 1월 반도체 지수는 177.1로 4개월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생산은 전월 대비 0.4% 감소해 지난해 12월(+8.0%)에 비해 큰 폭으로 후퇴했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2.4%)와 수출(-10.3%)에서 모두 감소하며 전월 대비 6.2% 줄었다. 2023년 7월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재고보다 출하가 더 크게 줄면서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10.1%로 전월 대비 6.5%포인트(p) 상승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8%로 전월 대비 0.5%p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4.0%), 운수·창고(-3.8%) 등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은 4.3%나 급감하며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정부는 설 연휴 임시공휴일 도입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연말 밀어내기 수출' 등으로 지난해 12월 생산이 큰 폭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1월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산업생산지수의 경우 전월(지난해 12월)에 많이 증가했던 기저효과 측면이 있다. 지난달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전월 대비 증가했었는데, 이번 달에는 반도체나 자동차가 생산에 기여한 폭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수출 출하가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통계에 직접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수출 지표) 전반에 녹아들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월별로 생산이) 늘었다가 줄어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고, 명절 효과 등으로 인해 변동성도 큰 상황이어서 마이너스라고 해도 아주 안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다음달과 그 다음달까지 흐름을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투자도 모두 마이너스…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모두 하락 생산 뿐만 아니라 소비와 투자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1월에 있었던 설 연휴는 소비 진작에도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재화 판매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1%)에서 증가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2.6%), 화장품 등 비내구재(-0.5%)에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업태별로 보면 면세점(-12.7%)에서 전월 대비 판매가 크게 줄었고 편의점(-2.4%), 승용차·연료소매점(-0.6%), 전문소매점(-0.3%), 무점포소매(-0.2%) 등에서도 감소했다. 백화점(4.1%)과 대형마트(6.4%)에서는 증가했다. 다만 정부는 이전에 비해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심의관은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소매판매가 13개월 만에 마이너스에서 보합으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조 과장은 "명절이 있게 되면 성수품 쪽(소매판매)은 플러스가 되지만 일상적으로 구입하는 부분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그래도 실질 임금이 증가한지 3분기 정도 됐고 금리 낮아지고 있어 소비 여건은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투자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기계류(-12.6%), 운송장비(-17.5%) 등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전월 대비 14.2%나 급감했다. 건설기성은 건축(-4.1%), 토목(-5.2%) 등에서 모두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 대비 4.3% 감소했다. 다만 투자의 선행 지표 성격인 국내기계수주(전년 동월 대비 38.1%)와 건설수주(전년 동월 대비 25.1%)는 플러스를 기록했다. 경기 전망도 악화됐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p 낮아졌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p 하락했다.
◆정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기 하방 압력 증가" 기재부는 1월 산업생산 지표와 관련해 "전월 증가에 따른 기저 영향, 조업일 감소 등으로 조정된 가운데, 건설업 부진이 이어지며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소매판매의 경우 연말 할인행사 종료, 설 연휴에 따른 영업일 감소 등으로 준내구재·비내구재 판매가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비로는 보합(0.0%)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 역시 전월 큰 증가폭을 기록한데다 조업일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정부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내수 등 민생경제 회복과 수출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일자리·건설·서민금융 등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추가적인 지원 대책도 지속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관세 대응 수출바우처 도입 등 우리 기업 피해지원을 강화하고, 무역금융 역대 최대 366조원 공급 등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첨단전략산업기금 설치 등 산업경쟁력 강화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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