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통제 검토'한다는 선관위…구체안은 없고 미봉책만
노태악 선관위원장 "특혜 채용 통렬히 반성…외부통제 적극 검토"비판 여론 커지자 '서면 사과'…"국회 통제 논의 적극 참여" 밝혀뒤늦게 개선책 마련하겠다지만…개혁 위한 구체적 후속 조치는 없어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감사원 감사로 채용 비리 관행이 드러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다양한 외부통제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감사원 직무감찰을 거부한 선관위가 뒤늦게 수습에 나선 모습인데 헌법재판소 결정을 근거로 감사원 감찰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서면으로 입장문을 내고 밝힌 외부 통제 검토 방침으로 제대로 된 개혁이 되겠냐는 지적이 벌써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자녀 특혜채용 등 인사 채용 비리와 부패 행위가 드러난 선관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감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27일 선관위가 최근 10년간 191차례 경력직 채용에서 878건의 규정을 위반하고, 간부 자녀와 친인척들을 특혜 채용했다는 감찰 결과를 내놓았다. 대부분 인사 담당자에게 거리낌 없이 연락해서 자녀 등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게 감사원 설명이다. 심지어 고위직 자녀, 친인척 부정 채용 수법을 사실상 매뉴얼로 만들어 공유하는 등 노골적인 조직적 비리가 확인됐다. 또 감사원이 위법·부당 채용으로 지적한 선관위 직원 10명이 정상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선관위는 부정 채용된 고위직 자녀·친인척 10명 중 5명만 2023년 7월 업무에서 배제했다가 지난해 1월 복귀시켰다. 선관위 관계자는 "감사원이 징계를 요구한 인사들은 채용 과정에 관여한 간부나 인사 담당자였다"며 "채용된 당사자는 징계 대상은 아니다"고 했다. 다만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 채용 당사자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지 20분 만에 헌법재판소는 "감사원은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 권한이 없다"며 선관위 손을 들어줬는데 이러한 채용 비리가 드러나며 '감시 사각지대' 논란만 부각됐다. 헌재는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 대상은 아니지만, 대신 선관위가 독립적이고 전문성 있는 자체 감찰기구를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선관위가 내놓은 대책은 눈앞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립된 감사위원회 설치, 외부 출신 사무총장 임명 등 이미 실시 중인 내용을 재차 설명하는 수준에 그쳤고,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선관위는 2023년 10월 특혜 채용 의혹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했지만 감사위원회 위원 역시 최종 임명권자는 중앙선관위원장이어서 독립성 보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도 조직·인사 개선 기구를 설치했지만 내부 인력으로만 구성돼 '셀프 개혁' 논란이 일었다. 그나마 선관위는 "국회에서 통제 방안 마련 논의가 진행된다면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회에 의한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등을 거론했는데 해당 방안은 지금도 있는 국회 고유의 장치로 선관위에 대한 외부 감시가 강화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선관위는 특혜 채용 논란이 확산하자 이날 또다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전날에 이어 보도 자료 배포 형식으로 이뤄진 '서면 사과'였다. 노태악 위원장은 "선관위원장으로서 통렬한 반성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이 만족할 때까지 제도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사 규정 정비 및 감사기구 독립성 강화 등 그동안 마련했던 제도개선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외부 통제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선관위 채용 비리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특별감사관' 도입 등 외부 통제를 강화하는 선관위 5대 개혁안을 내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관위 개혁을 위한 5대 선결 과제로 특별감사관 도입, 선관위 사무총장 국회 인사청문회 도입, 시·도 선관위 대상 행안위 국정감사, 지방선관위 상임위원 외부 인사로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헌재 결정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에서 선관위를 제외하는 내용의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헌재 결정을 존중해 국회 차원에서 선관위를 감시·견제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