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천피?…증권·지주사株 뜬다[허니문 랠리 시작되나②]
이재명 대통령 '코스피 5000' 공약 기대감증권주 '정책 랠리' 신고가 속출상법 개정 기대감에 지주사 재평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틀 만에 코스피 지수는 2800선을 돌파하며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피 5000 시대’ 공약에 대한 기대가 증권주와 지주사 전반으로 확산되며 시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증권株, '코스피 5000' 공약 기대에 랠리…단기 급등 부담도 이재명 대통령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 속에 증권주는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히며 단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대금 확대와 정책 모멘텀이 맞물리며 증권사들은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선 직후인 지난 4일 증권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4% 급등한 3295.68에 마감했다. 이는 전체 업종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날 부국증권의 주가는 22% 가량 뛰었고, 대부분의 증권사도 두 자릿수 급등세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증시의 거래대금 확대와 무관치 않다. 5월 국내 증시(KRX+NXT)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기초체력(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증권주는 양호한 브로커리지 환경과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이익과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 등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주가 상승은 이러한 펀더멘털 요인을 넘어, 상법 개정·자사주 소각·벤처투자 활성화 등 신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정책 방향이 자본시장에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지난 2년간 증권주는 높은 금리와 주주환원 요구에 따라 배당 매력이 부각됐지만, 현재는 금리 하락과 수익성 개선 기대가 겹치며 '성장 업종'으로서의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리 하락은 유동성 확대로 이어져 금융거래를 촉진하고, 보유 채권 자산의 평가익 개선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정책 기대감이 실제 증권사 이익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배당소득세 개편 등 남은 과제도 있다"며 "단기 대응보다는 정책이 구체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중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주사 주가 '들썩'…상법 개정 기대에 밸류에이션 재평가 지주사 역시 정부의 상법 개정안 재추진에 따른 최대 수혜 업종으로 부상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지주사는 ▲오너 중심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낮은 주주환원 정책 ▲자회사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받아 왔다. 증권업계는 이번 상법 개정안이 지주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고,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선 직후인 지난 4일, 한화(20.98%)를 비롯해 CJ(12.19%), 두산(11.00%), SK(10.59%), HD현대(6.55%), 롯데지주(5.54%), LG(4.52%), 삼성물산(4.30%), GS(3.92%) 등 주요 지주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최근 한 달간 이들 종목은 50%에서 많게는 두 배 이상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등 제도 정비와 함께 지주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주주환원 강화가 병행된다면 현재의 주가 상승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법제화 ▲집중투표제 활성화 ▲쪼개기 상장 시 기존 주주 우선배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이 포함돼 있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권익 보호 등 자본시장 전반의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 현재 롯데지주, SK, 두산, HD현대 등은 10% 이상의 자사주를 보유 중에 있어, 상법 개정에 따른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지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 CJ, HD현대 등은 아직 승계 및 계열분리가 완료되지 않아 지배구조 개편 기대가 크다"며 "CJ는 비상장 자회사인 CJ올리브영과의 합병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지속된다면 지주사의 주가는 향후에도 집단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정책 기대가 꺾이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자체 사업 실적 개선과 원전·로봇산업 확장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 여력이 있는 두산을 지주사 최선호주(톱픽)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