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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보다 부장이 많다…어떤 문제 있을까?[대기업 고령화③]

등록 2025-08-09 10:02:00   최종수정 2025-08-12 09: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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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 등 신기술 적응 둔화 우려

빅테크와 연령 격차…비즈니스 문화 차이도

"신입직원 육성 등 중장기적 관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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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전자업계에 신입사원보다 부장급 직원이 더 많아지는 '세대 역전' 현상이 뚜렷해지며,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무엇보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을 이끌 기업들에 고령화가 만연하면 신기술 수용력과 조직 유연성이 떨어져, 기술 트렌드를 제대로 쫓아가기 힘들다는 지적이 들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전기전자 업종의 30대 미만 직원수는 줄고, 40~50대 이상 직원수는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입사원보다 부장급 직원이 더 많은 구조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직 고령화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본다.

우선 반도체와 AI 등 첨단 산업은 매년 신기술이 나오면서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한데, 20~30대 젊은 직원이 적을수록 기업의 신기술 수용력과 학습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단적으로 반도체는 3D 차세대 패키징과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AI는 온디바이스 AI, 멀티모달 AI 같은 신기술의 경우 젊은 엔지니어 직원들이 더 빠르게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또 전문 영역이 굳어진 40~50대 이상 직원들이 많아질 경우,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 속에서 조직을 유연하게 재편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연구개발(R&D)이 핵심인 첨단 산업은 프로젝트를 민첩하게 운영하기 위해 인력을 선발·투입하는 '애자일 조직' 모델을 활용하는데, 이런 환경 조성이 늦어질 수 있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최근 반도체와 AI는 소프트웨어 등 신기술 적용 사례가 많은데, 연령이 높은 직원들은 기존 기술은 잘 알지만 신기술 습득 능력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기업 문화 차이도 나올 수 있다. 구글은 20~30대 직원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등 주요 빅테크들은 젊은 엔지니어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과 빅테크 간 빠른 의사결정과 디지털 소통 등에서 기업 문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20~30대 직원 감소로 기업들의 오랜 기술 노하우를 적기에 전수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기술 경쟁에 따른 단기 대응보다 중장기 관점으로 젊은 엔지니어들을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규복 석좌연구위원은 "신입 직원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해야 기술의 근본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며 "연공 서열에서 역량 중심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직의 연령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첨단 산업에서 고령화 현상이 일어나는 게 일반적이지는 않다"며 "경력과 경험도 기술 경쟁에서 필요한 만큼 기업들은 직원들의 연령대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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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삼성전자(위)와 SK하이닉스(아래). (사진=업계 제공) 2025.06.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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