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 한류 동력으로①] K패션·뷰티 해외 새 판로…李대통령도 '수출확대' 묘안으로 꼽아
미국, 드미니미스 조항 폐지…29일부터 소액 소포에 대한 관세 부과패션·화장품 등 '가성비' 중심 한국 역직구 시장…관세 영향 받을 듯李대통령 "굳이 해외 안나가도 수출 확대 가능"…종합 대책 마련 주문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이 오는 29일부터 소액 소포에 대한 관세 면제 제도를 중단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역직구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800달러(약 112만원) '드 미니미스(소액면세제도)' 조항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29일부터 국제 우편망을 통해 미국으로 반입되는 모든 소액 소포에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시행 후 6개월간은 원산지 국가에 적용되는 관세율에 따라 종가세(한국의 경우 15%) 또는 품목당 80∼200달러를 정액 부과하는 종량세가 병행되고, 이후 종가세로 일괄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국내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한국 상품을 미국 등 해외에 판매하는 역직구 시장의 타격이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역직구액은 1조7225억원, 이 중 미국의 비중은 전체의 20%로, 중국(56.8%)에 이어 2위다. 미국 역직구액은 2019년부터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76%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패션, 화장품의 성장률이 높았다. 특히 패션과 뷰티 상품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역직구 시장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관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CJ올리브영의 '글로벌몰'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는데, 매출 증가분의 4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2019년 출범한 글로벌몰은 현재 150여 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6월 말 기준 회원 수는 335만명이다. 2023년 출범한 아모레퍼시픽의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 아모레몰' 역시 지난해 전체 이용자의 70%가 미국인이었다. 아모레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6% 증가했고, 방문객은 72% 늘었다. G마켓도 역직구 사업인 '글로벌샵'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2006년 7월 글로벌샵(영문샵)을 오픈했는데, '온라인 역직구'라는 개념이 새롭게 생겨나기 시작한 시기부터 역직구 플랫폼을 열었다. 이후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고객이 많아지면서 2013년 10월에는 중문샵도 론칭했다. 현재도 전세계 100여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K팝 관련 제품부터 뷰티, 패션, 리빙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해외고객 CS 대응을 위해 G마켓이 글로벌 전담 인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역직구 전용 인천물류센터도 보유해 해외배송을 G마켓이 진행한다. 때문에 정부에서도 규제 혁신이 필요한 부문으로 역직구 시장을 꼽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민간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금지 항목들을 정하되 그 외에는 원칙적으로 다 허용하는 소위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면적으로 하기는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첨단 신산업 부분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규제를 원칙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최근 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국내 제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의 해외 직구는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데, 세계인들의 대한민국 산물에 대한 역직구 시장은 성장이 매우 더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역직구 시장이 확대되면 사실 우리가 해외에 굳이 나가지 않고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데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소관 부서는 종합적인 대책을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