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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분뇨로 年100억 버는 日 기업…자원화 현주소는[가축분, 농촌 미래 에너지②]

등록 2025-08-15 10:00:00   최종수정 2025-08-20 15: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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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쥬몬지·남국흥산·세이와 사례 분석

가축분뇨 개발로 전력·비료 생산·처리비 절감

韓, 연내 활성화 방안 마련…"규제 완화 등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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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사육장 속의 닭들이 먹이를 쪼아먹고 있다. 2023.05.26.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가축분뇨가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 받는 가운데, 일본 농촌에서는 이미 '에너지'와 '고부가가치 비료'로 변신하고 있다. 가축분뇨를 고체연료화해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고급 유기질 비료를 만들어낸다. 닭 분뇨를 에너지화해 연간 100억원의 수익을 내는 등 가축분뇨 자원화는 농촌경제 활성화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시키는 주요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이와테현의 ㈜쥬몬지치킨, 미야자키현의 남국흥산, 오사카의 세이와비료공업의 사례를 통해 농촌 에너지 전환이 나아갈 길을 살펴봤다.

◆쥬몬지, 닭 분뇨로 연 100억…발전·비료·처리 절감 '3중 수익'

일본 이와테현 하나마키시에 위치한 ㈜쥬몬지치킨은 2016년 건립해 계분(닭 분뇨)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닭 분뇨를 돈 버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쥬몬지는 하루 400t의 분뇨를 처리하며 연간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2016년에 약 65억엔(한화 650억700억원)을 투자해 발전소를 건립했다. 발전소는 6250㎾급 발전설비를 갖추고, 생산 전력을 판매하고 있고, 더불어 연소 후 남은 재를 비료 원료로 팔아 추가 수익을 올린다.

농가 181곳에서 하루 400t의 원분을 그대로 수거해 수분 함량을 조절한 뒤, 900도의 수관식 보일러에서 태워 전기를 생산한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 증기는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발생한 재는 농업용 비료 원료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얻는 연간 전력 판매 수익은 약 62억원이다. 여기에 연간 1만3000t가량 발생하는 연소재를 비료 원료로 판매해 약 6억~13억원을 벌어들인다. 닭 분뇨 처리비 절감 효과는 약 30억원에서 40억원에 달한다. 이 세 가지를 합친 연간 수익은 100억원에서 110억원 수준으로, 투자금 회수기간은 10년이다.

쥬몬지는 이 과정을 통해 '발전 + 소각재 비료화 + 처리비 절감'이라는 안정적이고 다각화된 수익 구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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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일본 쥬몬지치킨 기업은 2016년에 건립돼 닭 분뇨를 통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자료 = 축산환경관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국흥산, 축산분+부산물 자체조달로 발전·사료제조

전력과 비료를 동시에 생산하는 남국흥산주식회사는 1973년 설립됐는데, 원료 100%를 규슈 내에서 조달한다. 원료의 절반이 축산분뇨이고 나머지는 소·닭·돼지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남국흥산은 이런 농축 분뇨를 연소해 발전하는 기계를 설치했고, 이때 나오는 연소열을 이용한 사료제조장치도 도입했다.

고온호기성 발효 시스템으로 분뇨의 수분을 조절한 뒤, 900도에서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고, 발생하는 재(인 20%, 칼륨 18%, 칼슘 18%)를 고품질 비료로 가공해 수출하는 방식이다.

향후 축분·부산물뿐 아니라 향후 슈퍼마켓 등에서 나오는 음식물 폐기물까지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남국흥산은 연 3일 휴무라는 높은 가동률로 지역 축산·농업 산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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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남국흥산주식회사 전경. (사진 = 축산환경관리원 제공) 2025.08.14.  *재판매 및 DB 금지


◆세이와비료, '비료 중심' 모델…100% 유기질 고급화

1952년 오사카에 설립된 세이와비료공업은 연 매출 105억엔(한화 약 1040억원)을 내는 기업이다. 닭날개, 소 뼈, 생선 등 동물성 원료와 채종박, 대두박, 미강 등 식물성 원료를 혼합해 100% 유기질 '태블릿형 비료'를 만든다.

세이와비료는 저온 건조로 비료를 만들어 성상 변질을 막고 가루날림이 없어 기계·손 시비 모두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유기질과 무기질 비료의 혼합배율을 조정해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전역 4개 공장, 18개 영업소에서 연간 약 10만t의 유기·무기비료를 생산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매스 발전설비 용량 7만6031㎽ 중 상위 10개국이 80.8%를 차지한다. 일본은 중국·브라질·미국·영국·인도네시아·스웨덴과 함께 상위권에 속한다. 발전·비료를 아우르는 다층 자원화 모델을 통해 지역경제·환경·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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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 발전사, 연구기관 등 총 18개 기관이 참여하는 '가축분뇨 고체연료 활성화 공동기획단' 착수 회의가 12일 세종정부청사 농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5.08.12.

◆한국, 연내 가축분 연료 활성화 방안 마련…"규제완화 등 적극지원"

우리나라도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본격적인 활성화 방안을 연내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2일 '가축분 고체연료 활성화 공동기획단'을 출범해 연말까지 품질 개선, 수요처 확대, 생산설비 확충을 포함한 종합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와 올해 6월 남부발전·남동발전과 시험발전을 완료했고, 일부 시설원예 농가에는 가축분뇨 전용 보일러를 보급해 경제성과 기술 안정성을 검증했다. 그러나 대규모 확산을 위해선 품질 기준 현실화, 시설·운영비 지원 확대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

일본 기업들의 사례는 가축분뇨 자원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발전·비료·처리 절감 효과를 결합하면 온실가스 감축, 수질오염 방지, 화석연료 대체까지 가능하다.

김종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자 공동기획단장은  "2030년까지 가축분 고체연료가 한국 재생에너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연구개발(R&D) 투자, 규제 개선이 적기 이뤄지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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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전경. (사진=농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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