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김의 미학' 빌트인, 유럽서 확산…삼성·LG '도전장'[IFA 2025]
獨 보쉬·밀레·지멘스 등 깔끔한 가전 디자인 '주목'서랍형 제품부터 틈새 공간 활용한 맞춤형 제품 '눈길'삼성·LG전자도 '핏앤드맥스' 제품으로 단기 내 성과 목표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유럽 가전 시장에서 빌트인(붙박이) 제품이 빠르게 확산하며 글로벌 가전 업계의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는 냉장고와 오븐, 후드 등 생활가전의 절반 가까이가 빌트인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도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글로벌 가전 기업들은 공간 활용과 디자인 혁신을 내세운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도 현지 맞춤형 전략을 모색하며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가전 시장에서 팔리는 냉장고 10대 중 4대 이상이 빌트인(붙박이) 타입이며, 특히 독일 가정에서는 절반 이상이 빌트인 가전을 사용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유럽 빌트인 시장이 지난해 기준 212억 달러(약 30조원) 규모로 글로벌 시장의 42%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도 '빌트인(붙박이)' 가전 제품 앞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오래 머물렀다. 특히 이런 빌트인 가전은 제품을 가구나 벽장 등에 숨기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업체마다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한 디자인 철학이 반영돼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올해 보쉬, 밀레, 지멘스 등 독일 가전 3사는 '스팀 드로어(서랍)' 신제품을 나란히 출시했다. 이 제품은 찜 요리에 주로 활용하는 스팀 조리기기인데, 유럽의 좁은 주방에 맞춰 개발된 제품이다.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오븐 아래쪽이나 인덕션 밑 등 틈새 공간에 서랍 형태로 넣을 수 있다. "현대식 빌트인 주방을 위한 콘셉트"라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독일 가전 업체들은 유럽식 오픈 주방을 위해 후드도 감춘다. 후드 일체형 인덕션 제품이 대표적이다. 집 안 어디에서도 요리할 수 있게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일체형 제품들의 판매가 늘고 있다. 밀레의 경우 한발 더 나가 차세대 제품인 '다운드래프트 후드' 신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아일랜드 식탁 밑으로 후드를 심고, 버튼 조작 만으로 쉽게 꺼내서 쓸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지멘스도 이번 행사에서 새로운 형태의 빌트인 디자인 후드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찬장 속에 후드를 감추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그러면서 앞쪽 유리 패널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 기업들도 현지 수요 공략을 위해 맞춤형 제품을 지속 개발 중이다. 다만 붙박이 시장은 가구장 등 유통 기반도 갖춰야 하는 만큼 시장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단기 내 성과를 내는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빌트인은 아니더라도 가구장에 맞아 떨어지는 그런 '핏앤드맥스' 제품들 출시했는데 이미 시장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