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아마존' 징동, 유럽 상륙…삼성·LG 긴장 고조[IFA 2025]
유럽 현지 유통 시장에 변화 가능성中 브랜드 중심 유통 체계 구축 우려온라인 시장 성장 급속화는 기대 요인
[베를린=뉴시스]이인준 기자 =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전자상거래 기업 징동닷컴(JD.com)이 본격적인 유럽 공략의 닻을 올렸다. 그동안 중국 가전 제조업체가 유럽 가전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는 있었지만, 대형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기업이 현지에 기반을 마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LG전자의 현지 사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삼성전자 등 가전업계는 최근 징동이 유럽 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징동닷컴은 지난 7월 '유럽의 하이마트'로 불리는 독일 세코노미(CECONOMY) 인수 계획을 공식화했다. 세코노미 지분을 22억 유로(3조5800억원)에 공개 매수한다는 방침이다. 징동은 중국 최대 온라인 리테일 기업으로,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47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1588억 위안(229조1411억원)으로, 우리나라 쿠팡의 5배 수준이다. 징동이 유럽에서 인수하려는 세코노미 역시 대형 가전 유통 업체다.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유럽 11개국에 '미디어 마르크트(MediaMarkt)'와 '자툰(Saturn)' 등 오프라인 매장 1000개를 보유하고 있다. 잭 슈아이 리 JD그룹 수석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 기조연설에서 유럽 시장에서의 전략적 목표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인수가 각각 온·오프라인에서 시장 지배력이 높은 공룡 기업 간 M&A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 현지 유통 구조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징동이 자국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유통망 구축에 나선다면, 국내 기업에는 불리한 판이 짜일 수 있다. 미디어 마르크트와 자툰에는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 독일 밀레 등도 입점해 있다. 유럽 가전 시장의 '터줏대감'인 보쉬, 밀레 등이 건재하고,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튀르키예 기업들이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LG전자로서는 사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다만 급속히 성장 중인 유럽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를 촉진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태스티아카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유럽의 이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는 성장세가 더뎠으나 이후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22년 EU 27개국 기준 이커머스 매출 규모는 3486억 유로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다.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로 2028년에는 5447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2760억 유로) 대비 약 2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각국 정부의 독과점 심사가 남아 있어 당장의 유불리를 판단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유통 공룡 징동의 유럽 진출은 아직 온라인 시장 기반이 약한 유럽 유통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