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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전쟁에 정국경색 심화될 듯 …총선까지 여론전에 '올인'

등록 2015-10-22 23:48:51   최종수정 2016-12-28 15: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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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여론…'역사 전쟁' 참전 선언한 朴대통령  문재인도 총선 때까지 '여론전'에 올인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절벽'을 재확인한 '5자 회동'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2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 뒤 "박 대통령의 역사인식에 절벽같은 암담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역시 "뭐 저도 (문 대표와) 비슷한 걸 느꼈다"고 맞섰다. 정국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 정국 '전면' 등장한 朴대통령…보수층 결집 메시지 

 두 사람의 언급처럼 청와대에서 열린 '5자회동'은 처음부터 결론이 정해져있었다. 한 쪽이 일방적으로 백기를 들지 않는 한 접전이나 협상 여지는 애초부터 없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5자 회동이 성사된 것은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여론에 자신들의 논리를 설파하려는 일종의 '여론전'이었다는 평가다.

 그리고 그 여론전의 전면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뛰어들었다.

 박 대통령은 "현재의 교과서는 우리 현대사를 태어나선 안 될 정부, 못난 역사로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데 이렇게 패배주의를 가르쳐선 되겠는가"라며 "(국정 교과서는) 이것을 바로 잡자는 순수한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6·25 전쟁에 관해서 남과 북 공동의 책임을 저술한 내용을 봤다"며 "우리 역사를 스스로 비하하는,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역사서술,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인하고 책을 읽어보면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끔, 우리 역사는 부끄러운 역사인 것으로 기술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근대사, 현대사 분야는 특정의 이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집필진이 구성돼 있다. 전교조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특정인맥으로 구성 돼 있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을 콕 집어 '낙인'을 찍는 이른바 '보수층 결집'의 메시지인 셈이다.   

 ◇여권, 국정화 반대 기류 확산세에 긴장

 박 대통령이 이처럼 전면에 등장한 배경은 국정교과서에 대한 '여론 흐름'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리얼미터가 지난 2일 실시한 여론조사 때만하더라도 국정화 찬성이 42.8%, 반대가 43.1%로 팽팽했다.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만 하더라도 국정화 찬반은 나란히 42%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오히려 13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찬성이 47.6%로 반대(44.7%)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22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국정화 반대가 52.7%로 찬성(41.7%)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질렀다. 특히 수도권 반대가 무려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앞서 팽팽한 결과를 보인 여론조사에서도 수도권 여론만큼은 국정화 반대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새누리당 비주류 핵심 의원들이 총선 역풍을 걱정하며 연일 공개적인 우려 표명에 나선 것도 이같은 심상찮은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5자 회동 발언은 자칫 수세 국면으로 몰릴 수 있는 '교과서 정국' 흐름을 전환하는 한편, 확실히 박 대통령이 직접나서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국정화 정국을 만든 장본인은 50%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대통령이었다"며 "여론이 요동치는 형국에서 여권에서 대통령만큼 여론을 주도할 인물은 없다"고 박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한 배경을 분석했다.    

 ◇문재인 대표도 '여론전'에 목숨 걸어    

 문재인 대표 역시 여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정화 전환 고시는 어디까지나 '행정 고시'이기 때문에 국회 입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반대 투쟁을 하기가 매우 난해하다는 얘기다. 국정화 정국 초기 야권이 투쟁 방식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이유도 마땅찮은 대응 방향을 찾기 힘들다는 속사정 때문이었다.

 결국 야권은 내년 총선까지 여론전을 통해 끌고간다는 '정공법'을 택했다. 

 문 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국정 교과서 문제와 다른 현안을 연계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중단시키기 위한 노력은 끝까지 해야겠지만, 국정교과서 문제 때문에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한다든지, 예산심사를 거부한다든지 이런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국정화 반대 투쟁은 투쟁대로 하고, 국회 예산 등 민생법안은 국회에서 다루는 '투 트랙'으로 가겠다는 전략으로, 여당의 "민생 발목잡는 야당"이라는 구호에 절대 '틈'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결국 여야 모두 앞으로 수도없이 바뀔 변화무쌍한 '여론전'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 역사전쟁의 승패는 결국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4월 총선에서 판가름 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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