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의 습격]②작은소피참진드기는?

등록 2016-10-31 11:00:00   최종수정 2016-12-28 17: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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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암컷, 비흡혈 상태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과 관련된 진드기는 작은소피참진드기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진드기는 부니아바이러스과에 속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SFTS의 주요 매개체다. 국내에서는 ‘살인 진드기’로 잘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작은소피참진드기는 곤충이 아닌 분류학적으로 동물계, 절지동물문, 거미강, 진드기목, 후기문아목, 참진드기과에 속한다. 생활사에 따라 알, 유충, 약충(애벌레), 성충 순으로 성장한다. 성충은 약 2~4㎜, 약충은 1~2㎜, 유충은 0.5㎜ 내외다. 보통 짙은 갈색부터 황갈색의 색상을 띤다. 알은 작은 타원형 모양으로 길이 약 0.6㎜, 너비 약 0.4㎜이며 밝은 갈색이다. 유충, 약충, 성충의 전체적인 형태는 위아래로 납작한 타원형으로 유충은 3쌍의 다리를 갖고 있다. 약충과 성충은 4쌍의 다리가 있다.

 특히 성충은 피참진드기속(Genus Haemaphysalis) 진드기들의 특징이 잘 나타낸다. 주둥이는 원추 형태로 촉수 두 번째 마디가 의두기부보다 폭이 더 넓다. 순판에 무늬가 없고 눈이 없다. 다리 부절에 가시가 없고, 항문선이 항문 뒤쪽에 위치한다. 암컷 성충은 특이하게 흡혈 시 10㎜가량 커지며 흡혈 전의 형태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온대기후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작은소피참진드기는 우리나라 전역을 포함한 일본, 중국, 극동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피지, 뉴칼레도니아, 하와이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질병매개곤충과에서 조사한 채집 데이터에서도 전국에 걸쳐 고르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 작은소피참진드기의 발생은 성충의 경우 6~8월 사이, 약충은 4~6월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충은 8월에 높은 밀도로 채집돼 9월 가장 많은 수가 채집됐다. 10월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가 채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소피참진드기는 3숙주 진드기로 유충, 약충 및 성충 단계에서 숙주동물을 바꾸어가며 흡혈한다. 흡혈 대상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식물에 기어올라 숙주를 기다렸다가 달라붙는 습성이 있다. 흡혈을 위해 숙주동물에 붙어있는 시간 이외에는 일반적으로 지면이나 식물에서 지낸다.

 가장 일반적인 숙주동물로서 가축으로 기르는 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과 말, 사슴, 양, 고양이, 개, 돼지, 염소, 다람쥐 등의 포유동물과 일부 닭, 오리 등의 조류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성충 암컷은 5~6일가량 숙주동물의 혈액을 충분히 흡혈한 후 성숙 기간을 거쳐 대략 1000~2000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37~90일 사이에 유충으로 부화하게 된다.

 유충은 숙주동물에게 붙은 뒤 4일 가량의 충분한 흡혈을 한 후 땅으로 떨어져 19~22일 후에 약충으로 탈피한다. 약충은 숙주동물에게 붙은 뒤 4~5일가량 흡혈하며 땅으로 떨어져 23~95일 후에 성충으로 탈피한다. 야생의 환경에서 흡혈하지 않은 상태로 얼마나 생존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실험적 환경에서 흡혈하지 않은 유충은 217일, 흡혈하지 않은 약충은 263일, 흡혈하지 않은 성충은 249일 가량을 생존한 기록이 있다. 온도와 습도에 따라 생존 기간이 달라진다.

 작은소피참진드기는 이처럼 다양한 숙주동물에 붙어 지내면서 혈액 등의 체액을 흡혈하는 과정을 통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진드기매개뇌염, 바베시아증, 아나플라즈마증, 리케치아성 질병 등을 매개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드기에 물린다는 것과 SFTS에 걸린다는 것을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이 벌인 전국 진드기 채집 조사 결과에 따르면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진드기는 전체의 약 0.5% 미만이다. 즉 대부분의 경우 이 진드기에 물려도 SFTS에 걸리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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