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서울을 걸으며 만끽하는 만추
◇서울 한양도성길 (종로구) 600년 도읍지 한양도성을 따라 걷는 길이다. 한양도성은 조선 도읍지였던 한양을 에워싸고 있는 성곽이다. '내사산(內四山)'이라 일컬어지는 인왕산(해발 338m), 백악산(북악산, 342m), 낙산(125m), 목면산(남산, 262m) 능선을 따라 축성했고, 그 길이는 장장 18.6㎞에 이른다. 한양도성길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구간별로 나눠 여행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도성 안팎 풍경을 감상했는데 이를 ‘순성(巡城)’이라고 했다. 조선 후기 한성부의 역사와 모습을 기록한 '한경지략(漢京識略)'에는 ‘봄과 여름이면 한양 사람들은 도성을 한 바퀴 돌면서 주변 경치를 구경하는데 해가 떠서 질 때까지의 시간이 걸린다’고 적혔다.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사라졌던 순성은 2011년부터 ‘순성놀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시민들이 역사문화 도시 서울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백악산 구간은 청와대 북쪽에 있는 지리적 특성상 군사지역으로 분류돼 창의문·숙정문·말바위 안내소에서 신분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로 : 숭례문~서소문~돈의문 터~인왕산~창의문~백악마루~숙정문~말바위 쉼터~혜화문~낙산~흥인지문~광희문~남산~숭례문 거리 18.6㎞, 소요시간 10시간, 난이도 어려움 종로구 관광체육과 02-2148-1864, 중구 문화체육과 02-3396-4623
이 가을, 살아 숨 쉬는 옛 정취에 단풍까지 더해져 감성을 한껏 자극하는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 정동극장, 구(舊) 러시아 공사관, 서울역사박물관 등을 거치며 다양한 볼거리와 배울 거리를 만나는 코스다. 약 6㎞의 쉬운 코스로 별다른 안내 사인은 없지만 관광지도만 의지해도 쉽게 찾아 걸을 만하다. 일대는 조선 시대에는 양반 주거지였고, 개항기에는 ‘양인촌’이라고 불린 신문물 집성지였다. 정동극장을 지나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김구 선생(1876~1949)의 흔적이 어린 경교장(종로구 평동108-1, 강북삼성병원 본관 옆) 쪽으로 걸으면 '서울 5대 궁궐' 중 하나인 경희궁이 나온다. 조선 제15대 광해군(1575~1641)이 세웠으나 일제에 의해 파괴됐다 일부 복원됐다. 집터에 서렸다는 왕기를 억누르기 위해 배다른 동생 정원군에게 이를 빼앗아 궁궐을 지었으나 정작 광해군은 완공 전 반정으로 퇴위했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사람이 제16대 인조(1595 ~ 1649)인데 그 부친이 정원군이었던 것은 천명이었나 역사의 장난이었나. 경로 : 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정동공원~덕수궁 돌담길~대한문~경운궁~양이재~서울역사박물관 거리 6.02㎞, 소요시간 2시간, 난이도 쉬움 (사)한국의 길과 문화 02-6013-6133
서울을 대표하는 생태공원인 서울숲에서 시작해 응봉공원, 금호산, 매봉산을 거쳐 남산에 이르는 코스다. 일대 115만㎡ 면적에 테마공원 다섯 곳과 다양한 볼거리를 갖췄다. 도심 속에 위치하면서도 잘 가꾼 공원, 산책로 등을 서로 연결한 독특한 구조로 도심에서 녹지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곳곳에 안내판을 설치해 헤매지 않고도 쉽게 길을 따라갈 수 있다. 경로 : 서울숲~용비교~응봉공원~독서당공원~금호산~매봉산~(남산)서울한양도성길 거리 8.4㎞, 소요시간 2시간30분, 난이도 보통 성동구 공원녹지과 02-2286-6319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김광섭 시인이 ‘성북동 비둘기’를 쓴 것이 지난 1968년,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되던 해다. 비둘기로 상징되는 '자연'을 깎아 만든 북악스카이웨이는 자동차만 달렸을 뿐 사람은 다닐 수 없었다. 1968년 1월21일 김신조 등 북한 124군 부대 소속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하려다 진압된 '1·21 사태'를 계기로 수십 년간 출입이 금지됐던 것. 그랬던 이 길이 2007년 개방되며 도심 속 산책 명소로 떠올랐다. 북악스카이웨이는 봄이면 벚꽃으로, 가을이면 단풍으로 유명하다. 특히 일명 ‘김신조 루트’라고 불리는 2코스는 '서울의 비무장지대'라 할 정도로 잘 보존된 숲 사이로 뻗은 산책길이다. 42년간 통제됐던 북악산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 서울의 숨겨진 단풍 명소다. 경로 : 북악스카이웨이(하늘한마당~하늘마루)~2코스(하늘마루~삼청공원) 거리 5㎞, 소요시간 2시간, 난이도 보통
◇북한산 둘레길 21코스 우이령길(강북구) 우이령길은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 양주시 교현리를 연결하는 짧은 길이다. 1·21사태로 민간인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 2009년 7월 탐방 예약제로 개방됐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으면서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으로 우이령 계곡과 숲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우이령에 붙은 '령'은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넘어갈 때 산릉선을 가로지르는 고갯길 중 격이 높은 고갯길에 붙는 이름이지만, 우이령은 노약자 모두 편히 걸을 만한 길이다. 특히, 가을철 우이령은 단풍터널이 이어져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예약통합시스템(http://reservation.knps.or.kr)에서 예약한 뒤, 방문할 때는 신분증을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단,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외국인 등은 우이탐방지원센터에서 전화(02-998-8365)로 예약할 수 있다. 경로 : 우이령길 입구~우이탐방지원센터~오봉 전망대~교현탐방지원센터 거리 6.8㎞, 소요시간 3시간30분, 난이도 보통
◇마포 난지생명길(마포구) 서울의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가 생태공원으로 상전벽해(桑田碧海)한 이야기와 친환경 대체 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월드컵공원 전시관에서 방문객은 난지도가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과정에 관해 설명을 듣고 예전 쓰레기 침출수 처리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난지 미술창작스튜디오와 야외 조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자원순환테마전시관, 에너지드림센터 등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체험 가능하다. 마포 생태에너지길은 서울 한복판에서 편안하게 재충전하고,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탐방길이다. 마침 가을철 하늘공원은 넘실대는 억새꽃 은빛 물결로 많은 시민이 찾는 명소다. 경로 : 월드컵경기장역~월드컵공원전시관~평화의 공원~서울에너지드림센터~하늘공원~자원순환테마전시관~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노을공원~ 난지천공원~매봉산~월드컵경기장역 거리 14.4㎞, 소요시간 4시간, 난이도 보통
◇토성산성어울길 1코스(송파구) ‘토성산성어울길’이란 서울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에서 시작해 남한산성에 이르는 19.6㎞의 길이다. 이 중 1코스는 몽촌토성에서 마천역까지 이어진다. 역사·문화 자원으로는 고대 한성백제 시절 유산인 몽촌토성과 한성백제박물관, '1988 서울올림픽'의 열정이 살아있는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등이 있다. 자연·생태 자원으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100대 하천'으로 선정된 성내천, 자연생태 경관 지역으로 지정된 방이 습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남한산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탐방객을 유혹하는 전통 먹거리가 가득한 마천 전통시장이 자리한다. 11월 단풍이 가득 채운 몽촌토성은 도시와 어우러져 독특하고 매력적인 풍광을 뽐내 더욱 찾고 싶게 한다. 경로 : 몽촌토성역~소마미술관~한성백제박물관~몽촌토성~몽촌역사관~성내천~방이 습지~마천중앙시장~마천역 거리 7.6㎞, 소요시간 2시간30분, 난이도 쉬움 송파구 문화체육과 02-2147-2819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