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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재홍의 '청춘 예찬'…"지금 이시간 후회 없이"

등록 2016-12-04 10:30:16   최종수정 2016-12-30 17: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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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연극 '청춘예찬'의 배우 안재홍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배우 안재홍(30)은 청춘의 얼굴이다. 힘들고 고된 삶을 살아가는 지금 청춘의 표정을 지녔다.

 IMF 한파가 여전하고 세기말의 혼돈이 지배한 1999년 청춘들의 심경을 다룬 영화 '1999, 면회'(2012·감독 김태곤)의 재수생 '승준', 답 안 나오는 스펙에도 족구에 순정을 받치는 영화 '족구왕'(2013·감독 우문기)의 복학생 '만섭', 공부에 관심 없고 덕후 기질만 발휘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6수생 '정봉'(2015·연출 신원호)이 그랬다.

 프로 연극 데뷔작인 '청춘예찬'(8일부터 2017년 2월12일까지 아트포레스트 아트홀, 제작 극단 골목길·나인스토리)에서도 그런 청춘의 얼굴을 연기한다.

 1999 년 초연 당시 창작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 받은 작품이다. 4년째 졸업을 고민 중인 스물 두살 고등학교 2학년생 '청년'과 그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다. 극단 골목길 박근형 연출의 대표작으로 숨 막힐 듯 답답한 현실 속에 놓인 청춘에게서 따듯함과 연민을 발견하게 만든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안재홍은 "서른 한살을 맞았는데 요즘 시간, 즉 청춘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가장 소중한 시기가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름도 예쁘잖아요. 청춘"이라고 말했다.  

 "청춘을 청춘답게 표현해야지라는 마음보다는 지금 이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와중에 '청춘예찬'이라는 작품이 찾아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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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연극 '청춘예찬'의 배우 안재홍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2.05.  [email protected]
 정봉이의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웃음을 내내 동반할 것 같은 안재홍이지만 연기,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신중했고 그 만큼 조심스레 말을 골랐다.   

 "'청춘예찬'은 제 생각에는 강요하지 않는 작품이에요. 일상적이고 담담하죠. 근데 시적이에요. 비약이 있어요. 근데 그 비약이 무책임하게 나열된 것이 아니에요. 예쁜 비약이에요. 배우와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줘요."

 예컨대 청년이 왜 선생에게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는지, 왜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그래서 그 인물의 사정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연민이 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모든 것 알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짐작하게 하고 유추하게 하죠. 그게 더 애잔하고 슬퍼요."  

 안재홍은 송강호처럼 자신만의 독특한 리듬과 호흡을 구사하는 배우로 통한다. 덕분에 그의 연기에는 여유와 여백이 느껴진다. 화를 내고 소리를 쳐도 상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함께 이 역에 캐스팅된 김동원과 이재균의 날 것의 느낌과 인간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면 안재홍의 청년은 페이소스가 짙다.  

 "청년이 어떤 인물인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한번에 파악할 수 없고, 한번에 감히 단정 지을 수도 없죠.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인물일 것 같지도 않고요. 많이 다가가려고 하고 있어요. 아직도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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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연극 '청춘예찬'의 배우 안재홍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2.05.  [email protected]
 청년은 친구의 사촌누나이자 다방에서 일하는 간질의 함께 살자는 청을 받아들인다. 아버지는 무분별한 방황을 하는 그에게 화를 낸다.

 "'청춘예찬'의 청년과 저는 많이 달라요. 근데 저 역시 20대 초에 불안했고 생각이 많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막막하기도 했고요. 누구나 겪었을 감정이라, 청년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거라 여겨요."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건국대 영화과에 입학하면서 서울로 올라온 안재홍은 20대를 굉장히 평범하게 보냈다고 했다. 영화과를 선택한 것 역시 큰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우연히 응시해서 합격했고, 대학에 들어와서 연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극장에 걸린 개봉영화 기준으로 그의 프로 데뷔작은 '북촌방향'(2011·감독 홍상수)이다. 건국대 영화과 교수였던 홍 감독과는 사제 관계다. 홍 감독의 또 다른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 정은채가 연기한 해원과 사귄 동기 '재홍'으로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홍 감독, 박 연출 등 문화계 거장들과 연이어 호흡을 맞추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특히 '청춘예찬'은 박해일이 청년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던 작품으로 윤제문, 엄효섭, 고수희 등 든든한 선배들이 이번에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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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연극 '청춘예찬'의 배우 안재홍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2.05.  [email protected]
 "매번 여러 좋은 분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어간다는 것이 좋아요. 인간적으로 유대감을 맺는다는 것이 배우로서나 인간적으로서나 성숙하게 하거든요."

 청춘의 때를 알차게 보내고 있는 그에게 '청춘에 대한 정의'를 물었다. 한창 고민하던 안재홍은 '응답하라 1988'에 함께 출연한 배우 성동일을 최근 만나서 들은 이야기로 답을 갈음했다.

 "'네 나이 때는 최대한 많이 해보고 경험하고 느껴보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제가 나이를 더 들었을 때 좀 더 단단해져 있을 거라고요. 그래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정말 소중한 시기잖아요. 연극도 정말 궁금하고 해보고 싶은 장르였어요. 그렇게 마음이 움직이면, 그냥 몸도 가보는 거죠. 궁금했던 것에 대해 용기를 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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