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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목영두 르호봇 대표 "공유오피스에 서비스까지 더하니…"

등록 2017-05-03 08:54:00   최종수정 2017-05-30 08: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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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호봇이 직영하는 공덕점 내부. 왼쪽부터 사무실, 코워킹 스페이스, 회의실. (자료제공 = 르호봇)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창업 시장에서 1인기업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협업 공간 수요가 더 커질 것입니다."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목영두 ㈜르호봇(Rehoboth)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대표는 창업 시장 변화를 이렇게 전망했다. 목 대표는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공유오피스는 기존 오피스를 잘게 쪼개 방을 여러 개 만들어 1인 기업이나 벤처기업에 각각 세를 줄 수 있도록 설계한 공간이다. 개인 사무공간은 최소화하고 기타 미팅룸이나 강의실, 휴게실 등은 공유공간으로 둬 공간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다.

 특히 르호봇은 이같은 공유오피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서비스드 오피스(serviced-office)'를 선보이고 있다.

 공유오피스에 입주 기업 간 협업 공간을 두는 것은 물론, 르호봇 차원의 창업 지원 서비스까지 더한 것이다. 개인기업이 따로 이용하면 큰 비용이 드는 회계나 세무, 법무, 특허, 노무 등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한다.

 목 대표는 "혼밥, 혼술족이 늘어난 것처럼 앞으로 창업 시장에도 1인기업이 늘어날 겁니다. 창업 시장이 이처럼 개인화할수록 역으로 협업해야 할 일이 많아집니다. 기존에는 조직 내에서 해결하던 일들이었지만, 1인기업이니 밖에서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테니까요. 그럼 다른 업체와 코워킹(co-working)할 공간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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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목영두 ㈜르호봇(Rehoboth)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목 대표는 "앞으로 창업시장에 1인기업이 늘어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의 수요가 더 커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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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을 넘어 전문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전국 43개 센터에는 총 4200여 기업이 입주해 있어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면 이들 기업에 저렴하게 서비스할 수 있죠."라고 설명했다.

 최근 저금리가 지속하면서 갈 곳 잃은 뭉칫돈이 투자처를 찾아 헤매고 있다. 이런 투자 수요 증가를 노리고 지난 2~3년간 오피스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공급량도 급증했다.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수익률은 하락하는 추세다.

 반면 르호봇에 따르면, '서비스드 오피스' 수익률은 두 자릿수다. 평균 5~6%인 다른 수익형 부동산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 비결로 목 대표는 '소분(小分)'과 '빠른 회전율'을 꼽는다.

 "사무실 하나를 통으로 임대할 때 공실이 생긴다면 수입은 0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게 쪼개 임대하면 공실이 생겨도 다른 방에서 수입이 생겨  0이 되는 법이 없죠. 이렇게 오피스를 소분하면 리스크는 줄이고, 안정성은 높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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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목영두 ㈜르호봇(Rehoboth)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오른쪽은 이정우 경영기획 가맹사업 이사.

 목 대표는 "앞으로 창업시장에 1인기업이 늘어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의 수요가 더 커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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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기존 오피스는 1~2년, 혹은 그 이상 기간 단위로 계약하고, 보증금 액수도 크다 보니 바로바로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아 공실이 장기화할 위험이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월 단위로 계약하고, (보증금 개념의)예치금을 한 달 치 월세 정도만 받는 수준이라 회전율이 빠릅니다. 그래서 공실률도 낮은 편이에요."

 최근 공유오피스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기존 보류한 오피스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공유오피스로 개조하려는 투자자부터 퇴직금의 투자처를 찾는 베이비붐 세대까지 다양하다.

 르호봇은 직영으로 공유오피스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투자자를 대상으로 초기 설계부터 운영까지 맡아주기도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따로 운영해야 할 수고를 덜 수 있어 목돈을 가진 직장인이 세컨드잡(second-job) 개념으로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투자에 앞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목 대표는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만 고집하지 말 것을 조언한다.

 "강남권이라고 해서 수익이 더 나는 것은 아닙니다. 강남은 수요는 많은 만큼 경쟁도 치열하죠. 수익은 어느 정도 나오겠지만, 극대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강북권에서도 잘 살펴보면 수요는 많은데 공유 오피스가 부족한 지역이 꽤 됩니다. 초기에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자리 잡으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지역으로 서울에서는 종로나 청계천 일대, 충무로 등을, 경기에서는 수원시나 부천시 등을 생각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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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목영두 ㈜르호봇(Rehoboth)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목 대표는 "앞으로 창업시장에 1인기업이 늘어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의 수요가 더 커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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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호봇은 지난 1998년 박광회 회장이 설립했다. 이후 목 대표를 만나 함께 지점을 전국으로 늘렸다. 현재는 중국과 베트남 등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기업 중에는 현재 연 매출 3000억원 규모의 유통회사, 크라우드 펀딩 대표 기업 등도 있다. 입주기업 창업자 연령대도 대학생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그는 끝으로 뻐꾸기 알인 것을 알면서도 정성껏 품어주는 뱁새 같은 포부를 전한다.

 "갈수록 취업이 어려워지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창업 생태계가 탄탄해져야 할 시기입니다. 이들을 육성하고 발굴하는 서비스가 절실해지는 때입니다. 요즘 각 대학에서 창업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대기업과 달리 소기업 창업 사례는 알려진 것이 적어 모델로 제시하기에 한계가 있죠. 저희 공유오피스에서 땀 흘려 일하는 소기업들을 연구해 다양한 창업사례를 학생들, 나이가 예비 창업자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목 대표는 1963년생으로 중앙대에서 창업학 석사(산업·창업경영대학원)·박사(대학원)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15년 12월에는 '창조경제 벤처창업대전'에서 지식서비스활성화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르호봇은 지난 2009년부터 8년 연속으로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우수 1인 창조기업 특화 비즈니스 센터로 지정됐다. 2013년부터 중소기업청 지정 민간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했다. 지난해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지정 'K-Global Accelerator' 사업자, 서울시 지정 글로벌 창업센터 운영사, 중소기업청 지정 일반인 창업아카데미 운영사 등으로 선정됐다. 같은해 '대한민국 창조경제 대상' 미래부 장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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