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文정부 재벌개혁·법인세 인상 등 부담요인으로 지목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문재인 19대 대통령이 10일 취임하자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재벌개혁, 법인세 인상, 주식 양도차익 과세 도입 등 문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D), 북핵 등 대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신정부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내수 부양에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작년 말 이후 김영란법 시행,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사드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내수가 내려앉았으나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오랜만에 100선을 돌파하는 등 내수경기는 바닥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있다"며 "여기에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효과가 가미될 경우 관련 내수주의 상승세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또 ▲사드 문제 해결 등을 통한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일자리 창출 및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내수부양 기대 ▲원전·석탄 발전 축소 및 친환경 정책 부각 ▲제약·바이오, 인터넷·게임 및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IT 업종의 규제완화 가능성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전망이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은 문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최저임금 인상, 주식 양도차익 과세 도입 등에 관해서는 증시에 부정적 이슈로 지적했다. 대신증권도 문재인 정권의 정책 기조가 재정확대를 수반한 큰 정부, 구조적 변화와 개혁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증시에는 긍정적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경제민주화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만큼 증시에 부담스러운 이슈가 만만치 않다고 언급했다. 대신증권은 먼저 문 대통령은 재벌개혁에 있어서는 사면권을 제한하고, 공익법인이나 자사주를 통한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제동을 걸겠다고 언급한 것에 주목했다. 또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 정책 가능성에 대해서는 세금만큼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것으로 투자심리에 부담스러운 이슈라고 진단했다. 법인세 인상 또한 기업 투자확대, 주주 환원정책 강화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대신증권은 전했다. 다만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런한 정책들이 단기 투자심리 측면에서 부정적인 이슈지만 시장이나 기업의 추세적인 변화를 야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법제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을 감안할 때 지금 당장 고려할 변수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문 대통령이 경선 과정에서 일관되게 정부 주도의 경기회복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국내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문 정부가 추진하려는 법인세 인상이 세계화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역대 최대 규모로 법인세 인하를 추진 중이고 영국은 주요 20개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법인세율을 목표로 잡았다는 것. 또 중국과 일본도 법인세 인하 기조라고 전했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법인세율 인하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세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율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세계화 흐름에 역행한다"며 "특히 자금 이동의 경계가 없는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부담스런운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