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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재판 끝 보인다···줄줄이 유죄 선고

등록 2017-06-26 09: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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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박채윤 등 '비선진료' 유죄 판결
'삼성합병 찬성 압박'문형표·홍완선 실형
이대비리·블랙리스트 재판도 마무리 절차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지 9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주요 재판들이 마무리 절차에 들어섰다.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 관계자들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결을 하도록 압박한 전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들은 이미 1심 선고가 내려졌다. 정유라(21)씨 특혜 '이대비리'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재판도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첫 선고' 비선진료···김영재·박채윤 등 5人 전부 유죄

 국정농단 사건 첫 1심 판결은 '비선진료' 재판에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지난달 18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영재(57) 원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김 원장 부인 박채윤(48)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안 전 수석에게 건넨 고급 브랜드 가방 2점을 몰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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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박근혜(65) 전 대통령을 비선진료한 혐의로 기소된 김영재(57) 원장 부인 박채윤(48)씨에게 법원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 원장에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사건 중 처음으로 법원 선고가 내려진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는 18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원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진 왼쪽은 이날 잡행유예 선고를 받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는 김영재 원장. 오른쪽은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김영재 원장 부인 박채윤. 2017.05.18. [email protected]
재판부는 김 원장 부부가 공소사실을 모두 시인했고, 증거 및 기록에 의해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원장은 대통령 자문의가 아닌 속칭 비선 진료인으로, 청와대를 공식 출입 절차 없이 수차례 방문하며 미용성형 시술을 했다"며 "특혜 제공을 기대하며 안 전 수석에게 금품 등 이익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박씨에 대해서는 "남편 김 원장과 함께 청와대를 출입하며 박 전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고,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최순실씨와도 친분을 쌓아 혜택을 받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씨의 범행으로 많은 중소기업 운영자가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설명했다.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상만(55) 전 대통령 자문의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청와대 의무실장 등이 모르게 박 전 대통령을 진료했다"며 "청와대서 구비한 의약품이 아닌, 자신이 가져온 주사제를 처방하는 등 공식 진료 절차를 밟지 않아 비선 진료를 조장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국회 국정조사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정기양(58) 전 대통령 자문의와 이임순(64) 순천향대 교수도 같은 날 1심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정 전 자문의에게 징역 1년을, 이 교수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길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고 청문회에서조차 거짓말했 다"며 "국민 전체에게 위증해 진실을 은폐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국정조사 기능을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박씨와 정 전 자문의, 이 교수는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삼성 합병 압박' 문형표·홍완선 연이어 실형 선고

 국정농단 첫 판결 이후 20일 뒤 특검은 2승을 달성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공단을 압박한 혐의로 기소된 전 국민연금공단 관계자에게 법원은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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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삼성합병 찬성 지시' 혐의를 받고 있는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1차 공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04.26. [email protected]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는 지난 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61)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함께 기소된 홍완선(61)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에게도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 합병 찬성 여부를 가리는 의결권 행사에 개입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문 전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 재임 당시 복지부 조모 국장에게 삼성물산 합병이 성사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사실상 의결권행사에 개입하도록 지시했다"며 "기금운용본부에 압력을 행사해 국민연금공단 개별의결권 행사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전 이사장은 연금 분야 전문가인데도 복지부 공무원들을 통해 국민연금공단에 영향력을 행사해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침해했고, 국민연금기금에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손해를 초래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과 불법성이 크다"라고 판단했다.

 홍 전 본부장에겐 피해액 산정 불가 이유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가 아닌 업무상 배임죄로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홍 전 본부장은 부하 직원에게 합병 시너지 자료를 조작하게 해 투자위원회에서 설명하게 했고, 일부 위원에게 합병 찬성을 권유해 결국 투자위에서 합병 안건이 찬성됐다"며 "이로 인해 공단은 재산상 이익을 상실한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전 본부장은 법령과 내부 지침을 준수해 주식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 책무가 있었음에도 기금 운용 원칙을 저버렸다"며 "홍 전 본부장의 범행으로 국민연금공단은 삼성 합병에 관한 캐스팅보트(결정권)를 상실하고, 보유주식 가치가 감소하는 등 손해를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전 본부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선고 당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문 전 이사장도 곧이어 항소했다.

 ◇이대비리·블랙리스트 재판도 마무리

 ‘이대 비리’ 1심 재판도 피고인 전원 유죄로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는 23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최 전 총장에게는 징역 2년, 남궁곤(56) 전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에겐 징역 2년, 류철균(51)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인성(54) 의류산업학과 교수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최씨의 청담고 관련 공무집행방해 등 모든 혐의와 이대 입시 및 학사 관련 업무방해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최 전 총장과 남궁 전 처장이 최씨와 공모해 정씨에게 혜택을 준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이들은 정씨의 이대 입학 과정이나 재학 중에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입학시험 면접 위원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전하는 등 입시에 특혜를 주고, 수업에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주거나 교수가 대신 과제물을 해주는 등 학사관리에서 각종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최 전 총장은 이대 2015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남궁 전 처장으로부터 체육특기자 전형에 정씨가 지원했다는 보고를 받고 정씨를 뽑으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정씨의 이대 입학 및 학사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도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이르면 다음달 3일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4명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결심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블랙리스트 3인방' 재판도 이달 말 마무리 된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5)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의 선고는 김 전 실장 재판과 함께 내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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