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만남 임박…핀란드의 '협상 주선' 역사도 주목
부시-고르바초프 만났던 곳…냉전 전후 미러 정상회담 전통트럼프 "별 기대 없지만, 나쁜 결과도 없을 것"
시리아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 장기적 미제 뿐 아니라 북한 핵문제 등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회담 장소인 핀란드 헬싱키에 쏠리고 있다. CNN은 이날 러시아 인접국으로서 오랜 기간 수난을 겪어온 경험 때문에 도시 인구 전체를 수용할 수 있는 지하터널과 동굴을 만든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집중 조명했다. 만약 전쟁이 발생하면 64만명이 식량, 침구, 위생시설, 병원 등이 갖춰진 지하 벙커에서 생활할 수있게 준비해놓고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터널을 관리하는 핀란드 국가구조협회 한 관계자는 "우리는 이 나라 전체 인구를 다 살피고 있다"며 "국가를 방어할 때는 적정한 민방위 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인접국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보장받기 위해 100년 이상을 투쟁해 왔다. 지난달 28일 AP통신에 따르면 핀란드는 인구가 550만명에 불과한 작은 국가로, 러시아와 1340㎞의 국경을 접하고 있다. 핀란드는 수세기 동안 러시아와 수십 번의 전쟁을 치렀으며, 1939~1940년과 1941~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소련 연방과 두 차례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전후 핀란드는 모스크바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실용적 노선을 추구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우르호 케코넨 전 핀란드 대통령은 지난 1975년 헬싱키에서 미소 정상회담을 주최했다. 당시 제럴드 포드 미 대통령과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등은 평화와 안보 및 인권을 위한 헬싱키 협약에 서명했다. 1980년대 핀란드는 소련으로 가기 전 관련 정보를 얻기를 원하는 미 고위급 관리들에게 중요한 기지가 됐다. 실제로 1988년 5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은 소련으로 가기 전 헬싱키를 찾아 마우노 코이비스토 핀란드 대통령을 만났다. 핀란드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옛 소련 연방이 붕괴된 뒤 미러와 동등하게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로 인해 1990년 9월 핀란드는 또 다시 미소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조지 W.H. 부시 미 대통령과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중동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1997년 3월에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헬싱키에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옛 소련연방 국가들에 대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 CNN은 "러시아와 맞대고 있는 긴 국경, 침략에 따른 아픈 역사 속에서 핀란드는 적정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러시아와 적대적이지도, 동맹도 아닌 핀란드 특유의 '중립'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 세부사항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다양한 의제를 다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인 12명 문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러시아군 미사일에 격추당했다는 의혹, 군사협정, 시리아 분쟁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예상외의 성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일부 분석가들의 관측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요청한다면 발트해 연안국가들과의 나토 군사훈련 중단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간 15일 오전 방영된 CBS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면서도 "어떤 나쁜 성격의 일이 나올 가능성은 전무하고 어쩌면 몇몇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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