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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징용 기업이 배상 안 하면…"국내 부동산 등에 강제집행"

등록 2018-10-30 1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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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징용 피해자들도 권리 구제받을 시작점"

"신일철주금은 하루라도 빨리 배상에 나서야"

"판결 근거로 국내 채권 등 재산 강제집행 가능"

"국외 재산에 대해서도 집행 절차 정해져 있어"

"강제집행으로 갈지, 협의 진행할지 여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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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판결에 참석, 선고를 마친 후 법원나와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대법원은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18.10.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이 30일 "이번 승소 판결을 계기로 다른 피해자들도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제동원 공동행동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이춘식(98)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건을 맡은 해마루 김세은 변호사는 "이번 재판은 ▲일본 패소판결 효력이 한국에서도 적용되는가 ▲신일철주금이 옛 기업을 계승하는가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이번 손해배상 청구권이 포함되는가 등 3가지가 큰 쟁점이었다"라며 "특히 청구권 협정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1965년 박정희정부는 보상금 3억 달러와 경제 차관 3억 달러로 식민 지배 피해에 대한 배상을 포기하는 한일 협정을 체결했다. 당시 일본은 식민 지배에 대한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생기려면 그 전제가 되는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당시 청구권 협정은 경제 협력으로 포장돼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진행됐다"며 "불법 행위에 대한 아무런 합의가 없었다. 때문에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관한 내용은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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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판결에 참석, 선고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대법원은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18.10.30. [email protected]
  강제동원 공동행동은 이번 판결이 다른 일제 강제 동원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변호사는 "해당 청구권 협정에 의해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청구권도 소멸된 것인지가 오늘에야 확정됐다. 오늘부터 청구권 소멸 시효를 계산하면 다른 피해자분들도 소송을 제기하고 권리 구제를 받을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법원에는 미쓰비시 중공업 동원 피폭 피해자 소송, 미쓰비시 중공업 여자근로정신대 동원피해자 소송 등 3건이 계류돼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일철주금 손해배상 청구 소송 당사자 4명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씨와 조시현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신일철주금 일본 재판 지원회 소속 나카타 미츠노부, 우에다 케이시 씨 등도 함께했다.

 이씨는 "네 사람이었는데 혼자 승소 판결을 받아 마음이 아프고 눈물도 많이 나고 서럽다. 조금만 참고 기다렸더라면…함께 (결과를) 못봐서 서운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미츠노부 씨는 "소송 결과에 대해 일본에서 비난 댓글이 폭주해 서버가 멈췄다고 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버렸던 시간과 삶에 대해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신일철주금은 하루라도 빨리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번 판결 가장 큰 의미는 원고의 승소"라며 "대한민국 사법부 최고 재판부에서 반인도적 불법행위인 강제동원 피해 문제에 대해서는 청구권 협정에서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한일 간 협의가 긴밀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제동원 공동행동은 이번 판결에 따라 위자료 수령에 대한 법적 집행 절차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판결을 근거로 국내에선 부동산, 채권 등 다양한 재산권에 대해 강제 집행 절차에 나설 수 있다. 국외 재산에 대해서도 집행을 하는 절차들이 정해져있다"면서 "다만 강제 집행이라는 절차를 선택할지, 향후 협의를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일철주금은 현재 국내 자산으로 3%대의 포스코 지분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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