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용균씨 모친 눈물 "비정규직·정규직 구분 없었으면"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 김용균씨 주말 추모제비정규직 대표 100인단 등 2000여명 참석비정규직 발언 이어간 후 청와대 방향 행진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비정규직, 정규직 구분 없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고(故) 김용균(24)씨 사망사고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범국민 촛불 추모제가 22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렸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등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추모제를 열고 고인을 애도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오전 3시20분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다가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 발견된 김씨를 기리기 위해 추모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이날 추모제에는 2000여명이 참석했다. 시민대책위원회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 인권, 종교, 충남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 등 90여개 단체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 제주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19세 이민호군 아버지 이상영씨가 추모 발언을 맡았다. 이어 '나도 김용균입니다'라는 주제로 철도 보수업무 청년 노동자, KT 상용직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발언을 이어갔다. 이후 참석자들은 △문재인 대통령 사과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 및 배상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안인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2월 임시국회 내 처리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현장시설 개선 및 안전설비 완비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했다. 전날 촛불 행진 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한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도 함께 했다. 앞서 이들은 신유아 문화연대 활동가와 함께 청와대 사랑채 앞바닥에 하얀 민복 3복을 깔고 물감, 분필 등으로 문 대통령에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 '비정규직 철폐하라' '김용균을 살려내라' 등이다.
유흥희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는 "문 대통령이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지 않느냐"며 "이 부분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비정규직 제도를 두고 있는 이상 제2, 제3의 김용균이 조선소, 제철소, 학교 등에서 만들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정규직 보호한다고 하면서 악법들만 만들어 비정규직이 더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제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 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추모제에는 김용균씨 아버지 김해기씨와 어머니 김미숙씨도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낮 12시53분께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자 일일이 포옹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미숙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응원하러 나왔다. 우리 아들 사고 이후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응원해줘서 감사하다. 비정규직 정규직 구분 짓지 말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김용균씨의 범국민 추모제를 마지막으로 1100만 비정규직 촛불 행진은 끝난다"며 "다음 달에 3차 비정규직 공동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