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범죄인 인도법 추진 무기한 연기…철회 아냐"(종합)
16일 대규모 시위에 대한 선제 대응 …홍콩 시민 투쟁, 일단 결실"겸허한 마음으로 비판 수용할 것 최근 혼란에 슬픔과 후회 느껴"경찰의 과잉 진압 옹호…사과 및 사퇴 거부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의 다양한 우려를 반영해 법죄인 인도법 추진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정치적 자유를 향한 홍콩 시민들의 투쟁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람 장관은 이어 “정부는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으나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설명하고 더 많이 들어야 했다"면서 "우리(정부)의 부적절한 처사로 지난 2년간 비교적 조용했던 홍콩에서 엄청난 분쟁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슬퍼했다"면서 "이에 대해 나는 슬픔과 후회를 느끼며, 진심 어린 마음으로 겸허하게 비판을 듣고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람 장관은 또 "범죄인 인도 법안 2차 심의는 보류될 것"이라면서 "공동의 견해를 찾기까지 시간표를 정하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열린 태도로 해당 법안 개정에 대한 대중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면서 “다만 해당 법안의 허점을 막기 위해 개정안을 완전히 철회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지난 12일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정부로서 우리는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시위대 측에 비판적인 태도를 확인했다. 당시 충돌로 경찰 22명을 포함해 총 80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과잉 진압' 진압 논란에 대해서도 "경찰은 법을 집행하고 의무를 다해야 한다"면서 경찰을 옹호했다. 지난 9일 100만명 시위를 주도한 홍콩 '민간인권전선'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17일에는 총파업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법안 추진 중단은 민심을 달려거나 명성 회복을 위한 의도가 아니다”면서 “가능한 빨리 사회 안정을 회복시키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부연했다. 람 장관은 또 중단 결정이 중앙정부가 내린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태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면서 사임할 의사도 없다고 밝혔다. 한정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의 만남에 관해 묻는 질문에 람 장관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한 상무위원이 홍콩과 인접한 선전에 직접 내려와 대책 회의를 했다고 보도한바 있다. 이번 발표는 홍콩 민주진영이 예고한 대규모 반대 시위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홍콩 정부의 법안 연기 발표에도 16일 시위는 그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홍콩 민주파 인사들은 법안의 완전한 철회뿐 아니라 경찰의 과잉 진압 사과 및 람 장관의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파 인사들은 홍콩 정부의 법 개정 중단은 ‘적의 공격을 늦추는 계략(緩兵之計·완병지계)’에 불과하다면서 예정대로 시위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