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예지 "예쁘지 않은 얼굴, 민낯 촬영 전혀 부담 안됐다"
영화 '암전' 주연
서예지(29)는 중저음 목소리로 꿈을 향한 광기를 표현했다. "연기가 아니더라도 30년을 살면서 이렇게 소리를 질러본 적이 없다. 내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도망간 적이 있을까 싶기도 했다. 살면서 안 해봤던 일을 다 한 것 같다. 배우가 작품을 하고나서 후회할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베스트 작품이다." '암전'으로 스크린 첫 주연까지 꿰찼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확고하게 말하는 게 어렵다. 공포영화는 여름에만 나올 수 있다. 사람들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를 듣는 게 흥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다쳤다. 상처마저도 보람으로 느껴졌다.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 신인 감독이 상영금지된 공포영화의 실체를 추적하며 마주하는 기이한 사건을 그렸다. 최고로 무서운 공포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영화감독의 열망을 전면에 내세웠다. 단편영화 '도살자'(2007)로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김진원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서예지의 배역은 8년째 데뷔를 준비하는 신인 감독 '미정'이다. 단편영화로 인정받은 후 성공적인 데뷔작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에 사로잡혀있다. 우연히 영화 '암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작품의 실체를 파헤친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감독 '재현'(진선규)은 무언가에 쫓기듯 공포에 떨고 있다. 더 이상 영화에 관심을 갖지 말라는 그의 경고에도 성공하려는 욕구는 더욱 강해진다. 귀신 목소리까지 더해 1인2역을 소화했다. "공포영화를 찍는 감독이라는 설정이 생소하면서도 좋았다. 내면적으로는 열망이 가득찼다. 그게 뒤틀렸기 때문에 광기가 기승전결로 가지 않았나 싶다. 계속 놀라야 했고 구르고 다쳐야 했다. 최대한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 편집했을 때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감독이랑 많이 이야기를 했다. 서로 믿으면서 찍었다." 배역을 위해 민낯으로 촬영에 임했다.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기사를 봤는데, 사실은 아예 화장을 안 했다. 여성미를 없애야 하는 인물이었다. 무서우면서도 중성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말을 잘 못하는 여자 같은 인상을 줘야 했다." 안경을 착용하고 다크서클, 주근깨도 그렸다. "더워서 선크림을 바르려고 했다. 주근깨 분장이 유분 때문에 안 그려진다고 했다. 그래서 세수하고 완전히 맨얼굴로 촬영했다. 본래 얼굴에서 더 못나지게끔 만들어야 했다. 감독이 다크서클을 조금만 더 그려달라고 주문했다. 얼굴에 조금이라도 시선이 안 가게 하기 위해서였다." 영화의 주무대는 폐극장이다. 실제로 2005년 폐쇄된 군산 국도극장에서 촬영했다. "미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을 파헤치려는 인물이다. 쉬는 날 없이 촬영하다보니 감정이 그대로 이어졌다." 2013년 tvN 드라마 '감자별 2013QR3'로 데뷔했다. 드라마 '야경꾼 일지'(2014) '슈퍼대디 열'(2015) '라스트'(2015) '화랑'(2016~2017) '구해줘'(2017) '무법 변호사'(2018), 영화 '봉이 김선달'(2016) '기억을 만나다'(2018) 등에 출연했다. 서예지는 "'감자별 2013QR3'의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많이 부족했을텐데 나를 믿고 맡겨줬다.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좋은 감독과 이순재·노주현·금보라 등 좋은 선배들을 만나서 행운이었다. 일할 때는 완벽주의자다. 배우로서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고생많았다' '수고했다' 이 두 마디로 정리가 된다. 이 부분은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하는 성격이다. '암전'처럼 마음에 끌리는 캐릭터를 또 만나고 싶다.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하면 즐거운데, 매번 우울한 것을 하니까 부모님이 걱정을 하더라. 사람이 보여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어두운 것만 하니까 어두운 시나리오만 들어온다. 그것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어'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좋은 작품들을 많이 하고 싶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