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차만별 '신종 코로나' 격리시설…고급 '휴양지'부터 동토 '시베리아'까지
일본, 도쿄와 가까운 지바현 호텔에 격리프랑스 격리 수용자들은 휴양지 리조트에호주, 본토와 2000㎞ 떨어진 섬에 수용해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세계 10여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전세기, 군용 수송기 등을 보내 자국민을 철수시켰다. 자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인 14일 간 격리되어야 한다. 세계 각국은 과연 어떤 곳에서 수백 명에 달하는 이들을 격리 수용하고 있을까. 중국과 가까운 국가들은 삼엄한 통제가 눈에 띈다. 러시아 정부는 시베리아 동토의 튜멘 요양원을 격리 시설로 정했다. 격리된 이들을 담당하는 의료진은 5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자신에 할당된 방에서만 2주를 보내게 된다"며 "전염병 확산 방지 규칙에 따라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튜멘 요양원 주변을 펜스로 둘러싸 외부의 유입을 막았다. 요양원 주변에는 경력을 배치해 갑작스러운 탈출 등 소동에도 대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및 확산 방지 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은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는 "귀국한 이들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1차 전세기로 지난달 29일 우한에서 귀국한 170여명을 지바현 가쓰우라시 소재 호텔에 격리했다. 지바현은 일본 간토 지방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도쿄와도 상당히 가까워 빠른 의료 대응이 가능한 곳이다. NHK 등 일본 매체는 지바현을 격리 수용지역으로 결정한 데에 주민들의 반발은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은 귀국한 이들의 격리시설 체류기간을 14일에서 10일로 단축하겠다고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차 귀국자들은 이르면 오는 9일 격리 기간을 마치고 귀가하게 된다. 확진 환자가 적은 유럽 국가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프랑스는 마르세유 해변가의 휴양지 카리르루에의 리조트에 격리시설을 마련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곳에는 지난 3일 우한에서 도착한 프랑스인 100여명이 머물고 있다. 발열, 기침 등 증상을 보이는 이들도 없다. 5일 AP통신은 마스크를 낀 격리 수용자들이 외줄타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하기도 했다. 섬 하나를 격리 시설로 만든 나라도 있다. 바로 호주다. 가디언은 6일 호주 본토에서 2000㎞ 떨어진 크리스마스 섬의 소식을 전했다.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는 '호주판 관타나모'로 불리던 크리스마스섬 난민 수용소를 격리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곳에는 우한에서 돌아온 100여명의 호주인들이 머물고 있다. 크리스마스 섬의 주민들은 "매우 매우 불공평하다"며 "내가 사는 곳을 '바이러스 섬'으로 만들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민자로 구성된 이 섬의 주민들은 "정부에 제대로 된 의사표현을 하기도 힘들다"며 "아이들이 정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는 대체 이 섬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인지 알려주지도 않았다"며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도 들은 바가 없다"고 전했다. 미국은 1차 귀국자 195명을 캘리포니아주의 리버사이드카운티 마치 공군기지에, 2차 귀국자 350여 명을 샌디에이고에 있는 미라마 해군 항공기지에 격리했다. 이들은 모두 군 생활시설에서 14일 동안 격리돼 머물며 추가 검역을 받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