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옥중편지' 2통에…추미애·윤석열 충돌 점입가경
'김봉현 서신'에 추미애·윤석열 갈등 촉발추미애, 윤석열 겨냥 감찰·수사 지시 내려윤석열 "장관 부하 아냐" 국감 강경 발언남부지검장도 사의 표명…검찰 내부 술렁후임자 선정, 감찰 진행 등 갈등 이어지나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 검사 비위 의혹 보고 여부와 야당 출신 정치인 수사가 적합하게 이뤄졌는지 여부 등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찰청 감찰부가 합동으로 의혹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윤 총장은 당일 대검 국정감사 자리에서 "수사나 소추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검찰 인사, '한명숙 사건'과 '검·언유착 사건' 등에서 불거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재차 격화되는 조짐이다. 특히 윤 총장이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강경 발언을 내놓은 만큼, 추 장관의 수사 및 감찰 지시 등을 좌시하진 않겠다는 앞으로의 행보를 예고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서도 "법무·검찰 조직이 혼란스러워져 쟁탈전을 벌이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말해, 그 외 검찰총장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은 적극 관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번 갈등은 라임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김 전 회장의 옥중서신으로부터 시작됐다. 김 전 회장 측은 지난 16일 검사 로비 의혹 등이 담긴 서신을 공개했다. 아울러 검찰이 야당 의원의 로비 정황을 포착하고도 이를 무마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는 윤 총장이 묵살한 것이란 의혹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러자 추 장관은 즉각 감찰 조사 지시를 내렸다. 법무부는 사흘간 김 전 회장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고, 윤 총장에 대한 의혹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윤 총장은 즉각 반발했다. 대검찰청은 법무부의 방침이 발표된 지 1시간여 만에 입장문을 내고 "중상모략"이라고 맞섰다. 추 장관은 다시 반격했다. 지난 19일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을 라임 수사 등에서 배제했다. 윤 총장은 "더 이상 라임사건의 수사를 지휘할 수 없게 됐다"며 지휘권을 사실상 수용했다. 윤 총장은 22일 열린 대검 국감을 재반격의 기회로 삼았다. 추 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두고 "위법·부당하다"고 저격하고, 일방적 인사는 비합리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검찰 조직을 이끄는 두 수장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는 양상을 띠고 있다. 라임 사건의 총책임자가 항의성 사표를 제출한 것도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한때 '추미애 사단'으로도 불렸던 박 지검장이 지휘권 발동에 대한 항의성 사표를 제출하면서 추 장관의 입지는 도리어 좁아진 모양새다. 반면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켜달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밝히는 등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검찰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전날 박 지검장의 글에는 사의를 만류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여기서 검사들은 "사기꾼의 한마디에 이런 소란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 뿐이다", "외풍에 든든한 바람막이가 돼야 할 장관은 이에 동조한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박 지검장의 후임자 선정을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라임 사건의 경우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박탈된 상태라 수사 총책임자 자리를 오랜 기간 공석으로 두기는 어렵기 때문에, 추 장관은 박 지검장의 후임 선정을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후임자 선정 과정에서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협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추 장관이 지시한 라임 사태 관련 감찰이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번 법무부 감찰은 라임 사건 보고 경위 등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감찰 대상이 윤 총장에게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처음부터 윤 총장을 겨냥한 감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