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한다더니…땅투기 수사, 결국 검찰투입 논란
정세균 "500명 이상 검사, 수사관 투입"부동산 투기 의혹 검찰 직접수사 발언정치권 특검 합의…경찰 수사에는 찬물
정치권의 특검 논의에 이어 정부 기조까지 뒤바뀌면서 경찰 중심으로 진행 중인 수사에 되려 혼란만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개혁 차원에서 시행된 수사권 조정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공정사회 반부패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경찰 내 편성된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합수본)를 2배로 확대해 1500명 이상으로 개편하겠다"며 "43개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500명 이상의 검사, 수사관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검찰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적극적으로 직접 수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경찰 수사 인력의 증원도 얘기했으나, 그보다는 대대적인 검찰 인력 투입과 직접수사 언급이 주목받고 있다. 수사권 조정을 이끌고 '검수완박'(검찰수사 완전 박탈) 이야기까지 나오는 현 정부가 정작 자신들이 궁지에 몰리자 당초 기조를 뒤집고 검찰이 수사에 본격 개입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달 초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을 중심으로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합수본을 꾸렸다. 약 770여명 규모의 '매머드급' 조직을 결성했는데, 검찰은 사실상 수사 무대에서 배제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수사권조정에 따라 경찰 수사력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였다. 국수본이 처음으로 대형 사건을 주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수사권 조정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하지만 경찰 주도 수사는 연일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는 초반부터 숱한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 마저도 '경찰에 맡기자'던 노선을 스스로 조금씩 변경하고 있다. 합수본 출범 이후 검찰이 수사 전면에 서야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자, 정부는 검·경 협력을 강조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그간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경찰은 그동안 부동산 특별단속 등 역량을 축적해 왔다. 검찰에 맡겨야 한다는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검찰 수사 이야기가 나오는 일각의 여론을 향한 사실상의 불쾌감 표시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정치권이 돌연 특별검사 도입에 합의하면서 경찰 수사에 찬물만 뿌려놨다. 경찰은 끓는 속내를 드러내는 대신 특검 도입 전까지 자신들의 할 일을 하겠다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무총리가 검찰의 직접수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정 총리는 "부동산 부패 관련 송치사건 및 검찰 자체 첩보로 수집된 6대 중대범죄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볼 수도 있으나,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수사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경찰이 진행 중인 사건이라도 해석에 따라 6대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수사 주도권이 검찰로 넘어갈 수 있는 셈이다.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 수사 6대 범죄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이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과 협조한다는 처음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전날 오후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면서 정 총리의 검찰 수사 발언과 관련, "검찰의 6대 범죄, 직접수사의 범위 내 현재로서 들어와 있는 사안이 구체적으로 발생한 건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 수사가 확대되면서 직접수사 범위로 들어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리 준비하는 차원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이날 전국 검찰청에 최근 5년간 처분한 부동산 투기 관련 사건 재점검 등 투기 근절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