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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기둥에 묶인 개, 놀라 넘어진 8살…누구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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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5-15 11:00:00  |  수정 2021-05-15 11:26:31
견주, 나무 기둥에 묶고 자리 이탈
그 사이 지나던 아동에 달려든 개
놀란 아동 넘어져서 전치 4주 부상
법원 "견주에게 전적인 배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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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주인이 자신의 개를 나무 기둥에 묶어 두고 자리를 비운 사이 개가 그곳을 지나던 아동에게 달려들어 부상을 입힌 경우 배상받을 수 있을까. 법원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견주에게 전적인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9년 6월21일 오후 4시께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아파트 앞 화단 울타리 나무기둥에 자신이 키우던 개를 묶어 두고 자리를 이탈했다. 개는 성인 무릎 높이 정도 크기의 중형견이었다.

그런데 개가 그곳을 지나던 8살 아동에게 달려들었다. 기둥에 묶여있던 개가 해당 아동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놀란 아동이 개를 피하려다 넘어져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해당 아동을 법정대리한 부모는 견주 A씨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손해를 배상하라고 총 660만여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자신의 개는 성대수술을 해 짖지 못하고 사고가 일어난 산책로는 폭이 4~5m 정도로 여유가 있어 아동이 개를 피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않은 과실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창원지법 민사5단독 김초하 판사는 해당 아동이 견주 A씨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피고는 견주로서 개가 타인을 위협하거나 물리적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그 위험을 사전에 방지했어야 함에도 이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원고가 상해를 입게 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만 8살 아동인 반면 피고의 개는 성견으로 크기가 성인의 무릎 정도에 오는 중형견"이라며 "피고의 개는 그 행동과 이빨 등을 고려할 때 주인 외 다른 사람에게는 큰 위협과 두려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피고의 개에게 도발 또는 유발 행위를 했다거나 원고 스스로 사고 발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장소와 상황이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갑자기 달려드는 개를 발견한다면 아무런 방어행위를 하지 못하고 뒷걸음을 치거나 놀라 주저앉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며 "설령 당시 원고가 아무런 방어행위를 못 했다고 해도 이는 원고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김 판사는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확대 원인은 아무런 이유 없이 일반적으로 원고를 공격한 피고의 개와 주인인 피고의 잘못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손해배상 범위에 대해 치료비 266만여원에 위자료 300만원을 더해 A씨가 해당 아동에게 총 566만여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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