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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퇴직연금 괜찮은가①]"원숭이가 투자하는게 낫겠네"…5년째 1% 수익률

등록 2021-10-30 22:00:00   최종수정 2021-11-08 1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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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60조 거대 시장, 수익률은 바닥
적립금 절반 넘는 DB형 가장 저조
수익성 높인 증권사 IRP로 머니무브 가속
업계선 "디폴트옵션 도입해 중위험 중수익 가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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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노인의 날인 2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홍문 인근 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0.10.02.jtk@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퇴직연금 적립금이 260조원을 넘어 300조원을 향해 가고 있지만 수익률은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수료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안전성만을 추구하는 현재 저위험 저수익 방향성에서 탈피해, 국내·외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분산투자하는 중위험 중수익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3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262조5805억원으로 집계됐다. 확정 급여형(DB)은 151조2544억원으로 57.6%를 차지했다.

확정 기여형(DC)은 68조4803억원, 26% 비중으로 뒤를 이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42조8458억원 규모로 16.3%를 점유했다.

수익률을 보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려 있는 DB형이 1.67%에 불과했다. DC형은 3.57%, IRP는 4.11%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퇴직연금 운용을 통한 연환산 수익률은 1.85%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6%가 넘는 미국과 영국 등은 물론, 5%대인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 수익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DB형은 퇴직할 때 받는 돈이 미리 확정된다. 회사가 매년 부담금을 금융사에 적립하고 운용하는 구조다. 근로자는 운용 결과와 관계없이 정해진 퇴직급여를 받게 된다. 퇴직연금을 확정해주기 때문에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이 가장 저조하다.

DC형은 이와 반대로 회사가 내야 할 돈이 정해져 있다. 회사가 매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내면 근로자가 운용하고 추가로 돈을 낼 수도 있다. 수익을 낸 만큼 퇴직 시 더 많은 연금을 받는 방식으로 투자를 통해 퇴직급여를 늘릴 수 있다.

IRP는 근로자 자율로 가입하는 퇴직연금이다. 연간 1800만원 한도로 납입이 가능하고,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된다. 중간에 퇴직이나 이직을 하더라도 계속해서 적립하고 운용할 수 있다. 운용을 통한 수익은 퇴직급여를 받을 때까지 세금을 면제하고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수령이 가능하다.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을 보면 지난해 말 대비 DB는 줄고, DC와 IRP는 증가했다. 특히 IRP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보험사나 은행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머니무브)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안전성만을 위한 원리금 보장형 상품 중심의 운용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의 약 90%(230조원 규모)가 예적금이나 보험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 중이다.

실질 노후 소득 대체율은 15%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5%) 대비 4분의 1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도입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지시 없이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선정해 운용하는 제도다. 예적금으로 묶인 퇴직연금을 펀드 등으로 옮겨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운용이 지금처럼 계약형 중심으로 가면 주체가 근로자가 아닌 기업과 금융사이기 때문에 수익률보다 안전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이 수익률 고민을 하듯이 기금형 방식으로 개편하는 게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위험자산 편입은 늘어나지만 평균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을 향유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국내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도 편입하는 모델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과 업종별로 고려해서 분산투자하면 통제 범위 내의 중위험으로 수익률 제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퇴직연금은 장기간 투자이기 때문에 단기 손실이 나도 평균적으로 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학계의 전반적인 인식이다. 안정형 상품은 일정부분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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