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③]전문가 "지금 전기료 안 올리면 물가 더 부담…수요 관리도 강화해야"
LNG 연료비 단가, 1년 새 103.5원→249.3원유류·석탄 연료비 뛰며 전력도매가도 급등"에너지 가격 신호 시장에 줄 필요 시급해""물가당국 부담 커져…한전 적자 상황 심각""에너지 절약 위해 DR제도 활용 고려해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에너지 수요 효율을 강화하기 위한 공공요금의 가격 신호 회복, 정부의 수요 관리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액화천연가스(LNG) 연료비 단가는 킬로와트시(㎾h)당 249.25원으로 1년 전(103.49원)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유류 390.49원(97.8%↑), 유연탄 129.39원(113.5%↑) 등 원자력을 제외한 모든 발전원의 연료비 단가가 크게 올랐다. 이 같은 연료비 상승은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 올 때 적용되는 전력도매가격(SMP)은 지난달 ㎾h당 197.74원으로 1년 전보다 103.67원(110.2%)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전기요금은 지난해 4분기 ㎾h당 3원, 올해 들어 11.9원 올라 총 14.9원 인상에 그쳤다. 정부는 일단 올해 4분기에 앞서 예고한 대로 기준연료비를 ㎾h당 4.9원 올리고, 연료비 조정단가 등의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또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한 산업용 전기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요금의 가격 신호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정부가 물가 상승 등을 우려해 요금 인상을 억누르는 상황이 지속되면 오히려 에너지 소비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요금 인상을 억제해 한전의 적자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어 "산업용 외에도 일반용(공공, 상업용) 전기, 특히 대형 빌딩 등의 전력 수요가 올해 상반기 8% 성장했다. 과거 20년 전 개발 시대 때나 보던 수치"라며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가격 신호를 주고, 수도권 대형 빌딩으로 점차 확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선 "천연가스 현물 가격이 70달러 정도로 2020년 대비 10배 이상 올랐는데, 지금 가격 신호를 주지 않으면 이 가격의 물건이 계속 들어온다"며 "장기적으로는 전기, 열, 가스가 물가 당국에 주는 부담을 더 키우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도 "현재 상황에서는 전기료를 안 올릴 수 없다"며 "한전의 적자가 심각한 데다 가스·석탄·석유 가격이 모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료비 상승 요인뿐만 아니라 환율이 무너지며 에너지 수입액도 늘고 있다"며 "(현재 요금 수준으로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에너지 절약을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교수는 이어 "한전 입장에서는 전기를 팔수록 손해인 상황에서 (역마진보다) 인센티브 제공이 낫다면 제도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 위기 장기화의 국내 경제·에너지 부문 영향과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단기 대응책으로 조세부담 경감 정책, 에너지 수요관리 강화, 에너지 수입 최소화를 위한 발전 믹스(전원 구성) 조정 등을 꼽았다. 중기적인 대응 방안으로는 요금의 원가주의 확립을 위한 단계적 이행을 가장 먼저 꼽았다. 보고서는 "단계적 원가주의 정책의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경제주체들과 충분히 공유해 물가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경제주체들의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에너지 효율·수요관리 정책 개발, 공급망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발전 설비 인프라 계획, 에너지 공급망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에너지 효율개선, 에너지 절약 등의 유인을 제공하지 못하면 추가적인 에너지 수입을 유발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