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잡음]③"반성 없인 더이상 발전 없다"...위기감 속 자성 목소리도
서울대 보고서, 10년 뒤 학교 위상 '하락할 것' 50%"도덕성 윤리서도 탁월함 보여주지 못 해" 위기감"교육자로서 조심해야할 문제 마음 열고 얘기해야"
29일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가 지난달 발간한 '중장기발전계획 보고서'를 보면 교원과 학생, 직원, 동문 등 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단위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다. 조사 결과는 국내최고 교육기관으로 서울대 내부의 위기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10년 전 대비 서울대 위상을 묻는 질문에 '상승했다'는 응답은 15%에 그친 반면 '유지'가 45%, '하락' 응답이 40%에 달했다. 특히 10년 뒤 서울대 위상에 대해서는 '하락'할 거란 응답이 50%나 됐다. 위상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은 15% 미만에 그쳤다. 서울대 위상 하락의 주 요인으로는 경직적 관료적 운영, 무사안일과 매너리즘적 조직문화 등이 꼽혔다. 또한 보고서는 서울대의 대내외 위기 징후로 ▲부정적 인식 확산 ▲국제평가순위 정체 ▲교육품질의 저하 ▲연구성과의 질적 저하 ▲우수 인재 충원 감소 등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상위 0.5%의 학생을 뽑아 전체 고등교육 예산의 4.5%, 국립대 지원 예산의 13.6%를 받으면서도 교육 품질에서의 수월성과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했음은 물론, 인재 배출, 연구 성과나 국가사회와 인류에 대한 기여, 심지어 구성원들의 도덕성과 윤리에서도 탁월함을 보여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무더기 지적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의 위기감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앞서 교육부가 지난해 9월27일부터 10월13일까지 서울대 종합감사를 진행한 결과, 서울대 교직원 665명이 징계(중징계 1명, 경징계 3명), 경고(255명), 주의(406명) 등 감사 처분 요구 대상에 올랐다. 끊이지 않는 교직원의 범죄 연루 소식도 위기감이 높아지는데 일조하는 모습이다. 전체 국립대 통보 건수(639건)에 비춰 낮은 수준이지만 교원 윤리 강화를 위해 자체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 의원은 "교수사회를 비롯해 공직자 스스로 진심어린 반성은 물론 교육부와 각 국립대 역시 청렴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마련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자정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정묵 서울대교수협의회 회장(농생명공학부 교수)은 "일부 교수들의 일탈을 국민들도 더는 이해하지 못 한다. 교육자로서 품위와 가치를 지키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을 주체적으로 얘기해야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학내 구성원들이 마음을 열고 정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참에 서울대 내부적으로 사회 눈높이에 맞는 면학 환경을 만들면서 불합리한 규정과 제도를 고쳐 교육·연구활동의 자율성도 지키기 위한 본격적인 소통과 대화를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울대가 정운찬 전 총장 시절인 지난 2006년 ▲연구비의 수주와 집행에서 윤리·법적 책임과 의무 준수 ▲연구원·대학원생·연구보조원의 권리·인격 침해 방지 ▲교원으로서 품위 유지 및 법적·도덕적 기준 준수 등을 규정한 '교수윤리헌장'을 제정한 것도 자정 사례로 꼽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