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탐사 패권경쟁①] 인류 첫 달착륙 50년…누가 또 깃발 꽂나
53년 만에 달에 인류보내는 美…유인기지 건설 위한 ‘아르테미스’ 가동日, 민간기업이 달 착륙선 개발에 성공…11일 달 향해 쏘아올려中 우주굴기 선언…2019년 세계 최초 달 뒷면 착륙
[서울=뉴시스]송종호 윤현성 기자 = #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이곳에서 일본 민간기업 ‘아이스페이스’가 직접 개발한 달 착륙선 ‘하쿠토-R 미션1(이하 하쿠토)’가 발사됐다. 이날 높이 2.3m·폭 2.6m인 ‘하쿠토’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서 분리돼 달을 향한 비행을 시작했다. 올해 2차례 연기된 끝에 마침내 달을 향한 비행이 시작된 것이다. 이날 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대표는 “2016년에 이 프로젝트를 처음 개념화하기 시작한 이후 6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많은 걸 이뤘다”며 감격해 했다. #같은 날 멕시코 하칼리포니아 인근 태평양 해상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아르테미스 1호의 우주선 ‘오리온(무인캡슐)’이 무사히 내려 앉았다. 지난달 16일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에 실려 달로 발사된 지 25일 만의 귀환이다. 이로써 약 50년 만에 사람을 달로 보내고 우주기지를 건설하려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첫 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새로운 날이 밝았다”며 “이번 비행 시험은 달 탐사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달을 향한 세계 각국의 우주 경쟁이 시작됐다. 인류 달 착륙 50년 만에 또다시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보내는 미국 아르테미스가 본격 가동 중인 가운데 일본이 민간 달 착륙선을 성공적으로 띄웠다. 중국 역시 우주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다. 중국은 최근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마지막 단계 임무를 수행할 유인 우주선 ‘선저우 15호’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굴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日 내년 4월말 ‘하쿠토’ 달 표면에 착륙 예상 일본 달 착륙선 하쿠토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무게 10㎏ 초소형 탐사 로봇 ‘라시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장난감 업체 토미와 공동 개발한 공 모양의 변형 로봇 ‘소라큐’가 실렸다. 하쿠토에 UAE의 로봇이 실린 이유는 일본과 UAE와 함께 달탐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시드는 약 14일간 고해상도 카메라 등을 이용해 달 표면을 탐사한다. 소라큐는 장착된 2대의 카메라로 달의 환경을 촬영한다. 하쿠토의 달 표면 착륙 시점은 내년 4월 말로 예상된다. 하쿠토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일부러 멀리 돌아간다. 하쿠토는 연료 소모를 줄이는 비행 궤도인 ‘탄도형 달 전이(BLT)’ 방식을 채택했다. 지난 8월 발사된 한국의 달 퀘도 탐사선 다누리와 같은 방식이다. 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대표는 “전 세계에서 검증된 기술과 부품을 사용해 저렴하면서도 안전한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페이스는 하쿠토가 성공하면 일본은 세계에서 네번째로 달에 착륙한 나라가 된다. 민간 기업으로는 첫 번째 달 착륙이다. 아이스페이스는 이번에 달 착륙 기술을 확인한 뒤 오는 2024년에는 달 탐사 차량을 실어 보낸다는 계획이다. 아이스페이스는 오는 2025년에는 달 표면 화물 운송 서비스도 운영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美, 무인캡슐 ‘오리온’ 무사귀환…오는 2024년 달 궤도 유인왕복 시도 같은 날 무사히 지구귀환한 미국의 오리온 우주선은 미국 나사가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1단계 프로그램이다. 나사는 오리온에 인간 조종사 대신 탑승했던 마네킹 3개의 센서 분석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나사는 비행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낸다는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미국 주도로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유인 달 탐사 계획이다. 한국도 지난 5월 가입했다. 나사는 향후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달 궤도 정거장 구축, 달 표면에 기지 등을 건설하고 각종 과학 임무를 수행한다. 나사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오는 2024년 우주비행사를 태운 아르테미스 2호로 달 궤도 유인 왕복을 시도한다. 이어 2025년 아르테미스 3호로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 53년 만에 다시 인류가 달을 밟게 된 것이다.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이 달 남극에 착륙하는 것이 목표다. 이같은 계획까지 성공할 경우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여성과 유색인종이라는 새로운 역사가 써짐은 물론, 이들이 6일에 걸쳐 달 표면에서 과학 탐사 활동을 펼치게 된다.
◆中. 2024년 잇달아 달 탐사선 보내…2030년에는 유인 착륙선 계획 중국은 우주 강국의 꿈을 ‘우주굴기’에 담아 실현하고 있다. 우주에서도 대국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지난 2007년 자국 최초의 달 궤도선 ‘창어 1호’를 쏘아 올렸다. 2019년에는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고, 2020년에는 달 샘플 채취 후 귀환에 성공했다. 중국의 달 탐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국가우주국(CNSA)은 정부가 창어 6~8호로 이어지는 4단계 달 탐사 프로그램을 공식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24년 전후로 창어 6호와 창어 7호를 연이어 달에 보낼 계획이다. 특히 창어7호는 달의 남극을 목적지로 하고 있다. 달의 남극은 물을 비롯한 자원이 풍부하고 태양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달 탐사 국가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이어 창어 8호를 통해 달 표면에 무인 연구 기지를 설립한다는 것이 중국의 계획이다. 아울러 2030년 이전에 달 유인 착륙 탐사와 달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인 착륙선과 ‘창정 9호’로 알려진 초대형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우주정거장 건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추진 중인 우주정거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9일 중국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선저우 15호를 우주를 향해 발사했다. 선저우 15호는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임무를 부여받았다. 선저우 15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3명은 6개월간 궤도에 체류하며 우주정거장 내 장기 체류에 대한 검증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의 우주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주탐사에는 끝이 없다”며 우주굴기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의 냉전이 펼쳐졌던 60여년 전에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아폴로, 스푸트니크 등 우주 개발이 가속화된 전례가 있던 만큼 21세기에 펼쳐질 우주 개발 또한 미국과 중국의 '달 기지 건설 경쟁'을 중심으로 빠른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