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청구간소화'가 뭔가요?[금알못]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최근에 '실손청구간소화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고 국회에 발의된 지 14년 만에 법안으로 제정될 것 같다는 소식을 접하셨을 텐데요.

실손청구간소화는 무엇이고 이것이 도입되면 어떤 점이 달라질까요? 과연 소비자에게 무조건 득이 되는 제도일까요?

그간 병원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는 점이 번거로워서 신청하지 않았던 소액 보험금 규모가 연간 3000억원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현재 보험 소비자들은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해 병원에서 종이서류를 따로 발급한 후 모바일앱·팩스·이메일·우편 등의 방법을 통해 보험사에 직접 청구해야 하는데요.

이 때문에 물리적·시간적 비용이 필요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잦았고 오랫동안 불편함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실손보험청구간소화'는 보험금 청구를 위한 종이서류를 전자서류로 대체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보험 소비자가 보험금을 받기 위해 관련 자료를 의료 기관에 요청하면 의료기관은 이 자료를 전산망을 통해 제3의 중계기관을 통해 자동으로 보험사로 전송하게 되는 것입니다.

병원에 요청만 하면 병원이 관련 서류를 보험사로 직접 보내준다는 의미가 되겠죠.

하지만 실손보험은 세대를 거듭하면서 자기부담금 비중이 0%에서 30%까지 오른 상태에서 뒤늦은 도입이 소비자에게 어떤 실리를 줄 수 있을지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보험사들이 이를 악용해 고액 보험금을 반려할 수 있다는 우려에 정치권 일각과 일부 중증질환자 모임은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론 갈수록 중증질환에 대한 국민보험 보장이 확대되고 본인부담률이 최소화되면서, 고액의 실손보험을 유지하는 주 목적이 비급여 진료비 보전으로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도입 초기엔 무조건 지급했던 비급여 진료비를 어느순간부터 줄이더니, 이젠 지급조차 하지 않겠다며 법의 잣대를 들이대며 소송을 벌이고 있죠.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험사의 정보 보호 의무를 강조하며 반대를 표했는데요.

강 의원은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서 가입자가 낸 서류의 정보를 보험사가 부당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보험사가 보험료 지급을 이유로 획득한 정보는 오직 해당 목적으로만 쓰게 하고, 다른 용도로는 쓸 수 없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 법은 종이로 하던 것을 전자적으로 하자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차이가) 없다. 종이로 했던 것은 문제가 안 되고 전자로 하면 문제가 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원래 법에 보면 정보를 목적 외에 사용하는 것은 못하게 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현 상황에서 보험 소비자에게 이득이 클지 손해가 클지는 도입 후에야 판명날 것 같아 보입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 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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