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가 칼갈은 '스레드' 써보니...트위터와는 결이 다르다 [사이다IT]
메타, 트위터 겨냥한 텍스트 중심 SNS '스레드' 출시인스타그램 계정 연동으로 이용자 단숨에 확보트위터 대체는 미지수…외형 닮았지만 개방형 플랫폼 지향
메타의 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를 요 며칠 써보고 느낀 감상입니다. 스레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트위터’를 겨냥해 출시한 텍스트 중심 SNS입니다. 지난 6일 전세계에 출시된 뒤 16시간 만에 가입자 3000만명을 돌파해 화제가 됐습니다. 챗GPT 이용자 증가속도 보다 빨랐죠. 메타는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친구나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팔로우하며,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전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텍스트 중심의 새로운 공간이 탄생한 것”이라고 스레드를 소개했습니다. 기자가 스레드 앱을 설치한 뒤 이용한 첫 인상은 ‘간편하고 쉽다’입니다. 별도의 가입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하면 바로 계정이 생성되고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을 확보하는 효과를 누리고 이용자들의 진입장벽은 대폭 낮춘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 중인 계정들을 팔로우할 수도 있고,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이나 아이디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스레드에 쓴 글을 인스타 게시물이나 스토리로 바로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프로필 상단에는 인스타그램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아이콘도 있습니다. 다만 스레드 계정을 지우려면 연동된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같이 지워야 한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겉모습은 트위터 판박이입니다. 스레드가 ‘트위터’를 겨냥해 나온 서비스이기 때문이죠. 다만, 트위터 대비 군더더기 없이 직관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췄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실제로 기자가 "테스트"라고 글을 쓰고 올리기 까지 3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스레드 글은 500자 이내로 올릴 수 있고 최대 10장의 사진과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 업로드도 가능합니다. 트위터처럼 이용자가 남긴 글 밑에 답글을 달거나 리포스트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다른 점도 있습니다. 우선 메인 피드가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이 팔로워들의 게시물이 순차적으로 비춰지는 것이 아닌, 자체적인 추천 알고리즘에 기반해 무작위로 표시해줍니다. 스레드는 피드 콘텐츠 추천을 고도화하고 검색 기능을 개선하는 등 새로운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별도의 다이렉트 메시지 기능이나 해시태그, 실시간 트렌드 기능도 없습니다. 게시물을 수정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검색기능도 트위터처럼 콘텐츠를 검색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계정 검색만 가능하죠. 피드를 살펴보니 가볍고 일상적인 글들이 많아 생각 없이 구경하기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짤막한 글을 올려 이용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이용자들도 눈에 띕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좋은 플랫폼으로 보입니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나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그대로 스레드에 넘어오기도 합니다. 빠르게 스레드를 시작해 '인플루언서'가 되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아직 광고가 도입되지 않았다는 것도 향후 수익모델을 어떻게 발굴할지 관심사입니다. 일상을 과시하는 느낌이 강한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블로그에 긴 글을 올리는 것은 번거로웠던 이들에게 스레드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스레드가 트위터를 대체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는 글쎄요. 스레드가 인스타그램과 연동된다는 것이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익명성이 짙은 트위터 이용자들을 끌어오는 데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트위터는 ‘덕질(팬 활동)'을 위한 용도로 활용하는 10~20대 이용자들이 대부분입니다. 팬덤 문화에 특화된 플랫폼이죠. 특히 K-팝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에서 더욱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납니다. 그래서 폐쇄성이 짙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지인 기반의 인스타그램과 연동된 스레드에 넘어갈지는 미지수입니다. 메타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겁니다. 메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 등 지인 기반의 SNS를 추구해왔죠. 트위터와 닮았지만 반대로 개방형 플랫폼을 내세워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메타의 큰 그림은 '탈중앙화'입니다. 향후 탈중앙형 소셜 네트워크를 위한 프로토콜 ‘액티비티펍(ActivityPub)’을 스레드에 적용해 상호 호환되는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서로 팔로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소셜미디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네트워크를 '페디버스'라고 부르는데, 향후 스레드와 페디버스와 호환되는 버전으로 업데이트한다는 설명입니다. 스레드의 흥행은 양대 빅테크의 자존심 대결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스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트위터 회장은 '스레드'를 두고 기싸움을 벌인 데 이어 격투기 대결까지 예고한 상태입니다. 또 스레드 출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트위터는 견제에 나선 모습입니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분이 트위터 커뮤니티를 만들었다"며 "그것은 대체될 수 없다. 우리는 종종 모방되기도 하지만, 트위터 커뮤니티는 결코 복제될 수 없다"고 스레드를 저격했죠.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의 사내 변호사인 알렉스 스피로는 메타 측에 "메타가 트위터의 영업비밀 또는 기타 기밀정보 사용을 중단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해졌습니다. 과연 스레드가 트위터 아성을 허무는 동시에 새로운 SNS 문화를 개척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몇년 전 음성형 SNS '클럽하우스'가 돌풍을 일으켰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한 바 있습니다. 일단 인스타그램 연동을 강력한 무기로 내세워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니, 콘텐츠 흥행을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