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2차 개각…'전문성·돌파력'으로 부처 장악력 제고
신임 후보자 3인 공통점 '메시지 메이커'신원식, 국방·안보 이슈에 강한 장악력유인촌, 대중 문화 관련 해박한 이해도김행, 대변인 경력으로 대언론 스피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단행한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일부 부처에 대한 2차 개각은 전문성과 돌파력을 갖춘 인사를 중용해 부처 장악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는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명됐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강한 '메시지'를 통해 현안을 관철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과 스타장관이 원팀이 돼 국정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장관들이 언론에 자주 등장해 정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국민에 전하라는 뜻이다. 이번에 지명된 후보자들은 대(對)언론 접촉이 활발한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국방부 장관의 후보자인 신 의원은 3성 장군 출신이다. 국방·안보와 관련된 이슈가 벌어질 때마다 그는 야권의 가장 강력한 스피커가 됐다. 신 의원은 지난 1월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을 때 "민주당이 우리 군보다 북 무인기 항적을 먼저 알았다면 이는 민주당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고 자백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북한 내통설'을 제기해 각을 세웠다. 지난 6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만찬 회동을 했을 때는 싱 대사를 '청나라의 위안스카이'에 비유하며 또 한번 이슈를 만들었다.
문체부 장관 후보자인 유 특보는 이명박(MB) 정부 때인 2008~2011년 문체부 장관을 지냈다. 이 정부에서는 문화예술 정책과 관련해 자문 역할을 도맡았다. 연기자 출신으로 대중 분야 이슈에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8월에는 여성 아이돌 그룹 '피프티피프티'를 둘러싼 연예계 전속계약 분쟁 등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연예 단체 3곳과 면담을 진행했다. 특보 임명된 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예술인 지원금 문제, OTT 플랫폼 경쟁력 강화 방안 등 다양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유 특보의 후보자 지명을 놓고 일각에선 '올드맨의 귀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체부 장관 시절 국회 국정감사 도중 기자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렀던 모습이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국민이 생생하게 기억하는 유 특보의 모습이다. 유 특보의 중용이 정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가부 장관 후보자인 김 전 위원은 아침 시사 라디오, 뉴스 패널 등으로 출연해 유권자에게도 친숙한 여권 스피커다. 김성한 전 대통령실 외교안보실장이 사퇴했을 당시 "블랙핑크 관련 보고를 7번 묵살했다"는 뒷이야기를 언론 알린 사람이기도 하다. 김 전 위원은 중앙일보에서 여론조사 관련 글을 쓰는 '전문기자(전문위원)'로 활동한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정몽준 후보의 캠프에서 대변인, 기획본부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을 때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의 대변인으로 임명돼 활약했다. 2010년 개방형 소셜뉴스인 위키트리를 공동창업했다. 김 전 위원은 위키트리의 부회장으로 일하며 이슈에 가깝게 대응했다. 윤 대통령이 새 내각에 강력한 메시지 발화자를 발탁했다는 건 전임 장관의 대언론 활동에 대한 불만족의 표시로도 해석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단행한 첫 경질성 개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보균 현 문체부 장관은 눈에 띄는 활동 없이 업무를 이어왔다.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박 장관의 업무와 관련해 불만을 표시했다는 전언도 여러 차례 들렸다. 김현숙 현 여가부 장관은 새만금 잼버리의 공동조직위원장으로 파행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대응 전략 없이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임 장관의 사표를 재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전날(12일)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안보 분야 공백은 하루라도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수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후보가 청문회 끝날 때까지 다른 장관은 몰라도 국방장관이 부재하는 건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