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관건…삼성전자, HBM 키운다
삼성, 퀄 테스트 中…가장 중요한 단계경계현 "HBM3E로 주도권 탈환"…HBM 역전 시사
20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연례 개발자 행사 'GTC 2024'에서 "(삼성의 HBM을)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테스트(Qualifying)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젠슨 황은 특히 "HBM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며, 기술적으로 기적과도 같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인정했다. 이달 말부터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로 한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HBM3E는 5세대 HBM으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수적인 반도체다. 현재 삼성전자가 밟고 있는 엔비디아의 '퀄(Qualifying) 테스트'는 통상 최종 계약 전까지 가장 중요한 단계로 꼽힌다. 반도체 칩 성능을 비롯해 고객사의 제품이 적합한 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기 때문이다. 또 최근 HBM 등 차세대 반도체는 고객맞춤형(커스터마이징)으로만 생산하고 있어 퀄 테스트가 다른 기존 반도체 제품보다 중요하다. 퀄 테스트 결과에 따라 고객사의 수주 물량과 양산 시기 등도 확정될 수 있다. 반대로 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계약 자체가 불발될 우려가 있다. 엔비디아의 대규모 HBM3E 수주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로서는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밀리는 것으로 평가받는 HBM에서 올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을 기반으로 HBM3와 HBM3E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 사장은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 공정 비중 확대와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기주총에서는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며 삼성전자가 세밀한 HBM 전략을 펼치지 못했다는 주주들의 지적이 잇따르기도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HBM3E를 세계 최초로 대규모 양산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마이크론도 지난달 HBM3E의 양산 계획을 발표해 올해 HBM 경쟁이 더 치열해질 만큼, 삼성전자의 이번 엔비디아 물량 수주 여부는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AI 시장의 패권자인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면 올해 HBM 시장에서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며 "엔비디아 뿐 아니라 고객사 확보에 더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