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내각 충성파 대거 포진…주한대사 인선 안갯속[트럼프 취임 D-5③]
'어른의 축' 사라지고 ' 충성파'로 내각 채워…성비위 등 부실검증 논란美 대사에 미셸 박 스틸, 앨리슨 후커 등 거론…조셉 윤 대사대리 부임
집권 1기 때 일부 내각 인사의 반대로 자신의 정책이 무산되는 경험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강경 이민 등 자신의 정책 의제를 충실히 이행할 인물로 2기 내각을 구성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거행되는 취임식과 함께 집권 2기 임기를 시작한다. ◆충성파 일색 내각 구축 관심을 받는 외교·안보 진용을 비롯해 트럼프 2기 내각과 참모진은 '미국 우선주의'를 이행할 충성파 일색으로 꾸려졌다. 연방수사국(CIA) 국장에는 과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추진했던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명됐다. 국방부 장관에는 피트 헤그세스 전 보수 매체 폭스뉴스 진행자가 발탁됐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2017년 폭스뉴스에 진행자로 합류하기 전 '자유를 위한 재향군인'(VFF), '미국을 걱정하는 재향군인'(CVA) 등 2개 단체의 회장으로 재직했다. 국무부 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이 각각 지명됐다. 미국의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은 '외교·안보' 투톱으로 불린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TV토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인신공격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그러나 루비오 의원은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 선거)에서 패한 뒤 중도 하차했고,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표명하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는 이후에도 트럼프 당선인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그는 이른바 '트럼피즘'을 이행할 적합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트럼피즘의 핵심은 '미국 우선주의'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다른 나라, 국제기구와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왈츠 의원은 대중 강경파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도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하원 중국특위에서 활동하면서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을 줄이고, 미국 대학과 학계를 중국의 간첩 활동에서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트럼프 진영에서는 관료주의를 혁파하고 경제·대외·이민 등 주요 정책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충성파 또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다만 "예스맨'으로만 내각이 구성되면 집권 1기 때 균형추 역할을 했던 '어른의 축(Axis of Adults)'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 어른의 축 3인방으로 불렸다. 이들은 경험과 연륜으로 1기 행정부에서 트럼프 행동의 예측 불가능성을 견제하는 균형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과 갈등이 깊어지면서 경질됐다. 미국 의회가 트럼프 2기 내각 인사청문회에 돌입한 가운데 일부 후보자를 둘러싸고 자질, 도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상원의 각 담당 위원회는 14일부터 국무부와 국방부를 비롯해 내각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진행한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과거 자금관리 부실, 성적 부적절성, 과도한 음주 등으로 비영리 단체 2곳에서 퇴출당했다는 전력이 공개되면서 부적격 논란이 제기됐다. 그는 2017년 당시 공화당 여성 당원 모임에서 참가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신고한 여성에게 돈을 주고 합의를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발탁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과거 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과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2017년에는 하원의원 자격으로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만난 것이 문제가 됐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자는 소아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등 백신 접종이 해롭다는 주장을 오랜 기간 제기해 왔다. 또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제약회사들이 코로나19 백신을 팔기 위해 공모했다고 주장하는 책을 쓰기도 했다. ◆주한 미 대사에 미셸 박 스틸 등 하마평 주한 미국 대사에 어떤 인물이 발탁될지도 관심사다. 한국계인 미셸 박 스틸 전 하원의원과 한반도 전문가인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보좌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스틸 의원(한국명 박은주)은 서울에서 태어났고,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을 목도한 이후 정계에 입문했다. 2020년 중간선거로 연방하원에 진출, 한반도와 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왔다. 후커 전 보좌관은 외교 정책 및 국가안보 전문가로 미국 정부에서 아시아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다. 그는 트럼프 1기 당시 북미 정상회담 및 실무 협상에 깊이 관여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주한미국대사관 '임시 대사대리로 파견했다. 윤 전 대표는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 미국대사 퇴직에 따라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임시로 대사대리를 맡게 됐다. 그는 임시 대리대사인 만큼 트럼프 당선인이 정식으로 임명한 대사가 올 때까지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