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ETF 투자, 한국에선 왜 안 되나요?[금알못]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대장주들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주요 알트코인 ETF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흥행에도 성공했는데요. 가상자산 시가총액(시총) 3위이자 국내 인기 코인으로 알려진 '리플(엑스알피)' ETF는 미국 증시에서 올해 상장된 ETF 중 '당일 거래량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자산운용사 렉스셰어즈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상장한 리플 ETF 'XRPR'의 상장 첫날 거래량은 3770만달러(약 527억원)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481개 중 가장 높은 거래액이죠. 렉스셰어즈는 같은 날 도지코인 현물에 투자하는 ETF 'DOJE'도 출시했는데요. DOJE 역시 상장 첫날 1700만달러(약 237억원)를 모으며 거래량 상위권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는 많이 대조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알트코인은 고사하고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도 금지돼 있는데요. 미국이 지난해 1월 처음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한 지 20개월이 지났음에도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인 셈이죠. 법적 근거 부재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ETF가 추종할 수 있는 기초자산에 가상자산이 해당하지 않아서죠. 1년 8개월 넘게 나오지 않는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가장 시급한데요. 운용사별로 운용 역량을 축적하고 상품 구조를 구축하더라도 당국 승인 없이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 전부 가상자산 현물 ETF 전담 조직을 구성하거나, 내부 스터디 진행 등을 통해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총 운용자산(AUM)은 230조원이 넘는 규모로 불어났습니다. 한국 증시에 상장된 전체 ETF 규모와 맞먹는 수준인데요. 가상자산 현물 ETF 시장이 글로벌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역시 이제라도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옵니다. 가상자산 현물 ETF가 출시된다면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을 것이란 평가도 있습니다.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가상자산 현물 ETF로 향하던 투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한 '코스피 5000 시대'를 달성시킬 주요 재료 중 하나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됩니다.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